[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바닥으로 떨어진 사이 또 다른 변동성 지수인 이른바 블랙스완 인덱스가 가파르게 치솟아 주목된다.
지난 2011년 도입된 S&P500 스큐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사진:신화/뉴시스) |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완 지수는 이달 들어 12% 이상 뛰면서 투자가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는 VIX가 연초 이후 20% 가까이 떨어진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두 지수가 크게 엇갈리는 추이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의 행보가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즉, 일부 투자자들은 지속되는 주가 상승 흐름에 안주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반해 다른 한편에서는 투자자들이 극단적인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투자자들은 단순한 지표 부진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니라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강타할 수 있는 메가톤급 충격을 경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CBOE의 캐서린 샬렌 리서치 이사는 “6월 들어 블랙스완 지수가 가파르게 치솟았다”며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VIX가 낮고 주가가 현 수준에서 안주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VIX가 단기물 옵션 가격을 근간으로 산출되는 데 반해 블랙스완 지수, 즉 스큐 지수는 이보다 더 커다란 영역의 리스크 요인을 측정한다.
블랙스완 지수가 100을 넘을 경우 이례적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 말 지수는 143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지난 18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 후 재닛 옐런 의장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발언을 한 데 따라 블랙스완 지수가 급등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을 엿볼 수 없다는 옐런 의장의 진단에 투자가들은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앤드류 윌킨슨 애널리스트는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10% 조정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옵션 투자자들의 리스크 헤지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