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자금시장이 연중 가장 '예민한' 시기를 맞아 인민은행이 26일 예정된 공개시장조작에서 통화 완화로 정책방향을 선회했다. 올해 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중단한 것이다. 이로써 이번 주 인민은행은 시중에 120억 위안의 자금을 순방출 했다.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시중 유동성 완화에 대한 인민은행의 지속적인 '메시지' 전달을 근거로 7월부터 연말까지 심각한 유동성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27일 보도했다.
2분기 말과 상반기 말이 겹치는 6월 하순은 중국에서 자금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로, 지난해 6월에는 사상 유례없는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이 매년 반기마다 실시하는 상업은행 심사, 지급준비금 인민은행 예치, 대형 은행의 배당 분배, 신주발행 등으로 올해 6월에도 은행 간 자금시장에서는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유동성 부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이 시기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기에 인민은행이 RP발행을 중단, 시중 유동성 흡수에 나서지 않은 것은 유동성 완화에 대한 통화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기관의 자금 방출, 중국 국고자금의 상업은행 예치와 인민은행의 유동성 흡수 중단으로 시중 자금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사이트 윈드(wind)에 따르면, 이번주 만기가 도래한 자금은 300억 위안에 달했지만, 인민은행은 24일 RP발행을 통해 180억 위안만 회수했다. 여기에 26일 재정부와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500억 위안의 국고금 예치 입찰공고를 발표해, 시장에 풀리는 자금은 620억 위안에 달할 예정이다.
쉬한페이(徐寒飛) 국태군안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유동성 흡수를 중단한 것은 시장에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알려준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앞으로 시중 유동성 부족 기미가 보이면 인민은행이 유동성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을 되돌아 보면, 1월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RP발행을 통해 시중 유동성 흡수에 치중해왔다. 1분기 인민은행이 회수한 자금은 5240억 위안에 달했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외국환평형기금 증가속도 둔화와 경기지표 회복에 따라 시장에 3690억 위안의 자금을 순방출했다.
3분기에는 인민은행이 역RP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자금 공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한 시장연구기관 관계자는 "하반기 공개시장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의 양이 적다. 새로 늘어난 외국환평형기금의 규모마저 줄어들면 인민은행이 역RP 등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남경은행도 최근 보고서를 발표하고 3분기 통화정책이 완화되고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 안정적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통화정책의 '협조'가 불가피하다는 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신탁만기 도래집중에 따른 채무불이행 등 금융 시스템 위기 예방의 필요성이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제시됐다.
또한, 수출 증가와 무역 흑자폭 확대에 따른 외국환 평형기금 증가, 재정집행 속도 가속화에 따른 본원통화 방출량 증가도 하반기 유동성 완화를 촉진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