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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트라우마에... "동부 구조조정 어렵게 하네"

기사등록 : 2014-06-3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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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자율협약 가닥, 동부화재 지분 뇌관

[뉴스핌=김연순 기자] 동부제철 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아닌 자율협약(채권단 자율 공동관리)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의 차환발행을 지원할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최종 판단에 따른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시장과 업계에서는 최종적으로 자율협약으로 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트라우마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동부에 대한 철저한 담보제공 요구 등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자율협약 체결 이후에도 향후 동부의 구조조정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금융센터
◆ 동부제철 '자율협약' 가닥…신보 조건부 찬성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부제철 채권단은 산업은행에 모여 '동부제철의 자율협약을 전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채권단 회의는 불참을 통보했던 신보를 포함해 산업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수협,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11개 금융기관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채권단 회의는 불참을 통보했던 신보가 참석하면서 자율협약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이날 회의에서 신보 측은 새로운 요구사항을 채권단에 제안하는 형식으로 조건부 찬성의 제스쳐를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도 워크아웃보단 자율협약 쪽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부담을 줄이고 워크아웃 결정에 따른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당국 입장에선 채권단 자율 공동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이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키지 딜 매각에 사활을 걸었던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독당국 시각에서 제값을 받고 안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주인이 누가 되느냐도 관심사가 아니다"면서 "슬림화돼서 자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되는 것이고 시장 안전 측면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채권단이 신보의 요구사항에 대해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결국 자율협약으로 갈 공산이 높다는 관측이다.

일단 자율협약이 공식 확정되면 동부제철은 다음달 5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700억원을 막을 수 있다. 700억원 중 신보가 400억원, 산업은행이 20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 채권단, 동부 숨통 더욱 조인다

다만 자율협약이 체결되고 동부그룹이 일단 눈앞의 고비를 넘기더라도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과의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13.29%)을 담보로 요구하고 있지만, 동부그룹은 금융계열사는 채권단 손에 넘길 수 없다며 거부한 상태다.

채권단 입장에선 과거 STX조선해양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그룹의 숨통을 더욱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자율협약을 만장일치로 개시하면서 총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1조8000억원의 추가부실을 발견했고, 기존 2조7000억원 자금 지원 외에 1조8000억원의 자금지원이 결의됐다.

당시 시장에선 "채권단이 2조 이상 발을 담가놨기 때문에 지금 와서 발을 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강하게 제기됐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처음부터 유동성 지원 규모가 3조가 아니라 5조원을 넘었으면 은행들이 (STX조선)지원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코가 껴서 빠지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동부제철 외에 동부 CNI는 다음달 7일 200억원과 14일 300억원의 회사채를 각각 상환해야 한다. 산은은 비금융계열사의 지주사격인 동부CNI에 대해 차환발행 불가 통보를 보낸 상태다. 산은은 추가 담보 제공 등에 대한 협약 없이 차환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동부그룹 전체적으로 7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의 회사채를 포함해 9월까지 2300억원 규모의 만기 회사채를 처리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동부그룹 전체 차입금에서 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동부그룹 비금융 계열사들의 차입금은 1년 사이 단기 차입금 비중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6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 작년 말 단기성 차입액은 4조원을 넘어 전년 동기(3조2250억원)보다 8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매각 무산에 따라 동부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 이하)으로 내려가 유동성 위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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