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지난 7월 3일 오후 2시 10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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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주명호 기자] 올해 상반기 국제 외환시장은 작년에 비해 뚜렷한 안정세가 펼쳐졌다. 아르헨티나발 신흥국 금융불안,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우려가 변동성을 높이기도 했으나 점차 불안감을 극복하면서 전반적인 통화 강세가 지속됐다.
신흥통화들은 글로벌 경제회복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추세에 힘입어 대부분 강세를 나타냈다. 작년 전망과 달리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간 것도 이런 흐름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흐름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에 하락 압박을 받았던 유로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파른 강세가 이어졌다. 1월 급락세를 보였던 캐나다달러는 이후 꾸준한 절상을 이어가며 연초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6월 주요국들의 통화 가치는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영란은행(BOE)의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6월 한달간 2%가 넘는 절상률을 기록했다. 일본 엔화는 이라크 사태 여파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며 달러화 대비 강세를 이어갔다.
원화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6월에도 강세 행보가 관측됐다. 이달 달러화 대비 0.7% 오른 원화 가치는 상반기 동안 3.62% 상승해 브라질을 제외하고 올해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절상률을 나타냈다.
◆ 각광 받은 '키위달러'…루블화, 우크라 여파 '회복'
'키위달러'로 불리는 뉴질랜드달러는 6월 3.05% 절상돼 러시아, 영국 등을 제치고 강세통화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악화로 연방준비제도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진 상황에서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자 키위달러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27일 달러화 대비 뉴질랜드달러 가치는 87.94달러까지 올라서며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지난 3월 선진국 중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4월과 6월에도 금리 인상을 결정하며 올해 총 0.75%p를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7월에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루블화 가치는 2.68% 올라 올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인한 하락분을 점차 되돌리고 있다. 루블화는 지난 2월까지 10% 가량 폭락했었다.
상품통화인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도 각각 1.30%, 1.22%씩 절상됐다. 작년부터 정국 불안이 지속됐던 태국은 쿠데타로 다시 안정세를 찾으며 통화 또한 강세를 나타냈다.
◆ 헝가리, 금리인하에 통화가치↓…인도·인니 '주춤'
6월 가장 큰 가치하락을 보인 통화는 헝가리 포린트화다.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떨어뜨리자 통화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폴란드 기준금리 인하는 2012년 8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7.00%였던 금리는 6월까지 23개월 연속 하락하며 2.30%까지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환율리스크 취약성이 높다는 이유로 폴란드에 금리정책 동결을 권유한 바 있다.
줄곧 강세를 보였던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하락세를 보였다. 인도는 이라크 내전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 우려가, 인도네시아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안정성이 발목을 잡았다. 터키 리라화 또한 이라크발 지정학적 우려가 하락의 요인이 됐다.
멕시코 페소화도 하락 행렬에 동참했다. 6월 초 중앙은행이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를 단행하자, 고금리에 매력을 느꼈던 투자자들의 수요가 준 것이 통화가치 하락으로 연결됐다.
◆ 전진하는 상품통화…브라질 월드컵에 헤알화도 '껑충'
뉴질랜드달러는 6월뿐만 아니라 상반기 기준으로도 가장 높은 절상률을 기록했다. 비록 5월에는 1.35% 후퇴했지만 6월 가파른 상승에 힘입어 뉴질랜드 달러는 올초 이후 6월 말까지 달러화 대비 6.70% 절상됐다.
월드컵 수혜를 받은 브라질 헤알화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헤알화 절상률은 6.27%다. 호주달러가 5.80% 올라 그 뒤를 이었다.
일본과 한국도 상반기 강세를 지속한 통화국들이다. 작년 한해 동안 22% 이상 절하됐던 엔화는 올해 상반기 3.66% 상승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감에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까닭이다. 원화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상반기 3.62% 절상됐다.
영국 파운드화는 같은 기간 3.30% 올라 원화의 뒤를 이었다. 인도 루피아화, 콜럼비아 페소화도 각각 2.84%, 2.60%씩 가치가 상승했다.
반면 올해 외환시장을 흔든 주범인 우크라이나와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연초대비 높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러시아 루블화는 상반기 동안 달러화 대비 3.19% 하락했지만 연초 급락세를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중국 위안화는 성장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상반기 2.43% 떨어졌다.
◆ 美달러 반등 가능성은?…엇갈린 연준 발언에 '혼란'
미국 경제 회복세와 함께 연준의 국채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가 시작되면서 달러화의 강세가 올해 나타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달러화 반등 시점이 언제가 될 지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언제로 설정하느냐가 달러화 강세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지만, 연준 내부의 엇갈린 발언에 섣부른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경제 성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3분기 중으로 금리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물가상승률 반등과 실업률 하락을 근거로 조기 금리인상 주장에 동참했다.
하지만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회복세가 경기 부양책을 멈추기에는 미약하다"며 2015년 중반까지는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전망이 정립되기 위해서는 7월 고용보고서 등 경제지표들의 개선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시장은 2015년 3분기를 금리인상 시작 시점으로 예상해온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