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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명분 쌓기'로 끝난 7월 금통위 (종합)

기사등록 : 2014-07-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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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8월 인하 기정사실화‥일부 "총재 마음만 변했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성장률 조정폭은 크지 않았지만, 다음 달 인하를 위한 '밑밥'을 한은이 충분히 제공한 것으로 채권시장은 평가했다.

결국 7월 금통위와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는 8월 인하를 위한 명분만 쌓는 선에서 끝났다.

10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했다. 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4.2%에서 3.8%, 4.0%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달 금통위에서 인하를 주장한 소수의견은 1명 뿐이었지만, 7월 '통화정책방향'과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지켜 본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8월 인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기자간담회 직후 채권금리는 전 만기에 걸쳐 3~7bp 가량 하락 중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이날 발표된 통방의 문구들은 종전보다 비둘기화됐고 이 총재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을 강조하며 금리인하의 명분을 마련하는데 치중했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3.8%의 성장률 전망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한다"면서도 "성장 및 물가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획재정부와의 정책공조와 관련해 "두 기관이 서로의 고유기능을 존중하면서도 정책의 방향 자체가 어긋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4월에) 말했었다"며 "정책효과가 최대화 되게 조화롭게 운용해야 한다"며 협력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간담회 말미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일반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크고 길게 가는 상황이고 실제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 직후 그를 둘러싼 기자들에게 "(한 달 전과 총재의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는 질문에) 세월호 영향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며 "소비가 생각보다 많이 약하다"고 말했다.

또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전망치의 하향 조정 속에 경기하방 위험을 강조하고, 정책공조의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KDB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총재의 발언과 소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인하를 안 하기 어려운 상황에 한은이 몰린 것 같다"며 "8월 금통위 전까지 경기개선 징후가 강하지 않으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여전히 금리인하보다는 동결 쪽에 무게를 두는 의견도 있다. 한은이 신용정책을 통해 금리인하를 갈음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이 3.8%고 소수의견도 1명 뿐"이라며 "(인하를 주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성근 위원의 생각을 뒷받침할 우군이 3명이나 나올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총재가 모두발언에서 실무부문의 자금흐름을 개선하는 정책에 대해 언급한 만큼 금융중개대출 활성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역시 "오늘 이 총재가 유동성이 필요한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자금흐름의 변화를 강조한 만큼, 신용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성장률 전망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채비를 하는 한은을 향한 불편한 시선도 관측된다.

경기의 큰 흐름이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향해 가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작은 충격에 경제가 잠깐식 덜컹거릴 때마다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 통화정책의 운영원리 상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한 시장 참여자는 "(지표, 전망 등에) 큰 변화가 없는데 총재의 마음만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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