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정보통신(IT) 기술의 발전이 헬스케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글로벌 IT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으며, 이미 헬스케어 관련 기업으로 변신한 곳들도 있다.
구글과 애플 등 '스마트' 이미지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선 가운데 인텔과 IBM 같은 전통의 IT기업들도 스마트 헬스케어에 뛰어들었다. 이 외에도 지멘스, 필립스 등은 기존 전자제품에서 전문 헬스케어 장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는 웨어러블 기기다. IT와 생명공학기술(BT)의 만남을 통해 의료 시장의 무게 중심을 예방 및 맞춤형 진료로 이동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한 웨어러블 기기들은 관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시장조사기관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건강 관련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지난해 13억달러에서 오는 2016년 60억달러, 2020년경에는 2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구글·애플, 스마트폰 넘어 헬스케어까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로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구글은 지난해 헬스케어와 웰빙을 접목한 칼리코(Calico)라는 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새로운 헬스케어 서비스 `구글핏(Google Fit)`을 출시할 계획이다. 구글핏은 사용자의 운동량 측정기기와 헬스 관련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이 확보한 데이터를 수집해 건강 관련 정보를 통합하게 된다.
지난 1월에는 구글글라스의 뒤를 잇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눈물 성분에서 사용자의 포도당 수치를 판독해 당뇨 환자가 간편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폰'으로 잘 알려진 애플 역시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이용자의 생체신호 측정과 원격진료가 가능한 `아이워치(iWatch)`를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애플은 운영체제(OS)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iOS'라는 막강한 스마트기기 운영체제를 갖고 있는 애플은 새로운 OS인 `iOS8'에서 다양한 헬스 관련 앱과 기기들을 하나로 묶어 관리할 수 있는 `헬스킷(HealthKit)'을 선보였다.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서 대중에 공개된 헬스킷. [출처: The Verge] |
이를 위해 애플은 핏빗과 나이키플러스, 각종 혈압계 등 기존 블루투스 방식으로 작동하는 웨어러블 기기들이 수집한 생체 관련 데이터들을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며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30여 개의 의료 전문기관들과 제휴를 맺은 애플은 이 솔루션을 해당 기관들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과거 앱스토어를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했던 경험을 살려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인텔·IBM 등, 원격의료 및 모바일환경 개척
구글과 애플 외에도 인텔과 IBM 등 전통의 IT기업들도 헬스케어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인텔은 현재 80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IBM은 모바일 환경에서 건강진단이 가능한 솔루션을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한 중소형 벤처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가전쇼(CES)에서는 `스카우트(Scout)`라는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가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 벤처기업 스캐나두가 개발한 스카우트는 이용자의 이마에 10초 정도 대고 있으면 체온과 심박수, 혈압, 혈중산소농도 등 15가지 항목에 대한 생체신호가 측정되고 관련 데이터가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전자업체에서 헬스케어 관련 기업으로 변신, 혹은 사업을 확대한 기업들도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GE헬스케어나 독일 지멘스, 네덜란드 필립스, 일본 올림푸스 등은 이미 헬스케어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이들 기업은 본래 전기 및 전자제품 회사였지만 지금은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PET(양전자 단층촬영), 내시경 등 첨단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들의 전체 매출 중 헬스케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20%에 달한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