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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기자] 최근 헝가리·폴란드 등 동유럽 국채에 일부 발빠른 자금이 몰리고 있다. 유로존(유로를 통화로 사용하는 18개국 유럽국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폴란드·헝가리와 같은 동유럽도 경기회복의 수혜를 받게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헝가리는 성장을 우선순위에 두는 중앙은행의 팽창적 통화 정책으로 국채 추가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폴란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과 이에 따른 통화가치 상승 기대감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 IMF, 폴란드 올해 경제성장률 3.3%로 전망
폴란드는 IMF(국제통화기금)의 호평 등 지난해보다 호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MF는 올해 폴란드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1.7%p 높은 3.3%로 전망했다. 미국 테이퍼링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주된 무역 파트너인 유로존 경제의 성장과 내수 회복으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년대비 3.4%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관들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유로존 제조업의 수출 기지로 평가되며 유로존 경기회복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남식 대신증권 패밀리오피스 상품부 이사는 "폴란드는 유럽 경기 회복의 전초 기지로 평가되고 있고 GDP (국내총생산) 대비 수출 비중이 44%에 이른다"며 "유럽 수출 비중도 51%에 달해 유럽 경기회복에 따른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통화가치 상승의 측면에서도 폴란드화를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늘고있다.
하나대투증권 김두언 연구원은 신흥국의 개별 리스크를 점검해본 결과, 향후 절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신흥통화 국가로 멕시코와 폴란드를 꼽았다.
그는 신흥국 통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실질실효환율, 제조업 경기지수, 경제전망(블룸버그 컨센서스 변화), 국가위험도 등 네가지로 놓고 분석했다. 결과 분석에 따르면 폴란드 즈워티화는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현재 저평가 국면에 있으며 제조업 경기는 확장세, 경제전망 변화는 상향 조정, 국가위험도는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통화절상 가능성이 높은 신흥 국가들 <자료=하나대투증권> |
김 연구원은 "폴란드는 앞서 언급한 4가지 요인에 전부 부합하고 있다"며 "신흥국 채권과 주식이 유사한 방향을 보이는 구간에서는 폴란드 통화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 글로벌 자산운용사 템플턴 CIO도 주목한 '헝가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또하나의 동유럽 국가는 '헝가리'다. 최근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의 부사장 겸 CIO인 마이클 하젠스탑은 "헝가리는 그동안 낡은 소비에트 연방의 잔재들을 없이며 건강복지·교육·교통 분야에서 개혁을 주도해왔다"며 "헝가리는 중앙 유럽에서 경상흑자 규모가 가장 큰 국가에 속하고, 질 높은 노동력과 세제혜택 등으로 외국인 직접투자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투자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하젠스탑 부사장은 "템플턴은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았을 때도 헝가리 경제의 장기적인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수년전 헝가리 국채에 투자를 시작해 지난해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는 외국 기업에게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외환보유액을 줄여 자국 기업들의 외화대출을 자국통화 대출로 전환케 하는 등 성장 위주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을 추진해 왔다.
헝가리 중앙은행도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2012년 8월 이후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기준금리는 7%에 달했으나 현재는 2.30% 수준까지 내려왔다. 헝가리 10년물 국채도 2012년 8월 무렵 7.37%의 수익률에서 올해 7월초 4.37%까지 2년사이 약 300bp 가량 하락했다.(금리 하락=가격 상승)
헝가리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자료=investing.com> |
박태동 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트레이딩 총괄 상무는 "헝가리 중앙은행은 성장을 우선시하며 금리 인하 기조에 있고, 유로존의 완화정책과 낮은 인플레이션, 안정적인 대외수지 등으로 최근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환경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므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금리인하 기조에 있어 통화의 변동성은 우려되나 브라질, 터키 등에 비해서는 견조한 편"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생소하고 변동성이 높은 동유럽 자산에 바로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충고한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 투자하기위해서는 신흥국 채권형 펀드, 신흥국 통화 인덱스 펀드 또는 이들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펀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대표적인 신흥국 채권형 펀드로는 '베어링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 '핌코 GIS 이머징 로컬 채권 펀드', '우리PIMCO베스트이머징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 같은 상품이 있다. 이 상품들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4~8%의 폴란드 국채를 편입하고 있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도 이들 국가 채권의 상품화를 시도중에 있으나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가 폴란드 국채 판매에 관심을 보이며 출시를 준비했으나, 세제관련 납부 절차가 까다로운 탓에 출시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