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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버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이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을 해외 시장에서 찾아낼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이익을 끌어올려 밸류에이션을 충족시키거나 주가 하락을 통해 밸류에이션을 떨어뜨려야 한다.
미국 경기 회복이 지극히 완만한 가운데 기업들이 해외 투자에서 본격적인 결실을 얻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이익을 늘리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지난해 30% 급등한 S&P500 지수가 올 들어서도 8% 가까이 뛰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올해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이 8%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의 브래드 맥밀란 최고투자책임자는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경기 회복이 이어지면서 이익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주가가 상승 추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 기업이 투자자들의 기대와 이미 대폭 상승한 밸류에이션을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실제로 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매출액이 둔화되는 데다 추가 비용 감축의 여지도 제한적인 만큼 이익을 늘리는 일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 주요 기업들이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에서 찾아냈다는 분석이다.
BGC 파이낸셜에 따르면 IT 섹터를 필두로 제조업계까지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베팅, 적극 투자했던 미국 간판급 기업들이 과실을 거두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각) AP 통신이 보도했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월가 애널리스트의 이익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올린 IT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 기업은 신흥국의 인터넷 서비스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향후 수년간 시장 침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BGC 파이낸셜의 콜린 그릴스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 성장 기초를 다진 뒤 본격적인 도약을 해외 시장에서 이룬다는 것이 미국 대기업의 공통적인 지론”이라고 말했다.
아이폰과 아이팟을 앞세운 애플은 지난 2분기 미국과 유럽 지역의 수요 부진을 러시아와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 매출을 통해 상쇄시켰다.
구글은 2분기 해외 시장의 매출 비중이 58%에 달했다. 페이스북 역시 매출액의 55%를 해외 시장에서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역시 2분기 해외 신규 가입자가 110만명으로, 미국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IT를 넘어 전통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코카콜라와 포드 자동차 등이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한 사례에 해당한다.
특히 코카콜라는 국내 음료수 시장의 경쟁이 점차 격화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미 지역의 매출액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반해 중국과 인도, 중동 등 이머징마켓의 경우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계산이다.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 신장을 보이는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신흥국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국내 시장에만 집중한 채 해외에서의 기회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