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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준율 대신 예대율 완화하나

기사등록 : 2014-08-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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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율 완화로 취약계층 신용공급 확대 겨냥

[뉴스핌=김선엽 기자] 오는 14일 열리는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채권시장은 한은이 금리인하와 함께 '지급준비율'도 인하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와 함께 지준율을 함께 내려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럴 경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퇴조할 전망이다. 지준율은 금융기관이 예금 중 일부를 한은에 예치해야 하는 비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은 내부에서는 지준율 변경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신 한은이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원화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 잔액 비율)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취약계층에 대한 신용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 금융위원회도 이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현재 100%인 예대율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은행권의 대출공급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평균 지준율은 3.4~3.5%다.

권영선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12일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을 지원하기 위해서 지급준비율을 7%에서 5%로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은은 지준율 조정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6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준율이라는 것을 효과면에서 경기대응으로 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금리중심 통화정책이기 때문에 지준율을 인하하면 콜금리 등이 기준금리로부터 괴리가 생겨 한은이 유동성을 흡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지준율 인하로 통화량 증가 효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지준율을 자주 손보는 중국의 경우 통화량 목표제이기 때문에 지준율 조정이 전체 통화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만 우리나라는 금융자유화체계인 동시에 금리중심 체계이기 때문에 지준율을 조정하는 것이 통화량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지준율을 인하해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면 금리타겟팅을 하는 한은은 통안증권을 발행해 늘어난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

이처럼 지준율 인하가 통화량에 영향을 주지 못함에도 관련된 루머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미 한은이 지준율을 경기조정 차원에서 사용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버블 문제가 불거지던 2006년 11월 한은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예금의 지준율을 5%에서 지금의 7%로 올린 바 있다.

당시 이성태 총재는 "지준율 인상에 맞춰 금융기관들이 단기 예금금리를 낮추거나 대출금리를 인상해 지급준비금 추가 적립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 할 수 있다"며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수요를 줄여 시중의 통화 유동성 증가 속도가 감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뉴스핌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2006년 주택시장이 과열조짐이 있자 정부가 LTV와 DTI를 강화하고 한은도 초과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의 하나로 지준율을 인상했던 것"이라며 "2014년에는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LTV와 DTI를 완화했으므로 이에 맞춰 한은도 지준율을 2006년 이전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지준율을 한은이 손 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준율을 인하할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대출이 늘고 수익성이 개선된다.

바꿔 말하면 은행 대차대조표상의 자산 구성에 변화가 생긴다. 중앙은행에 대한 예금이 줄어드는 대신 대출이 늘거나 통안증권 보유규모가 증가한다. 즉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효과를 일부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한은 입장에서는 통안증권 발행이 증가하므로 그만큼 수지가 악화된다. 한은의 수지 악화는 정부 수입의 감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은행 배만 불린다'는 지적을 가져올 수 있는 지준율 인하보다는 다른 정책 수단을 강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현재 은행들이 돈이 부족해 대출을 못 한다기보다는 금융기관의 위험기피로 신용취약계층에 자금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차선책으로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예대율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예대율 규제를 요구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은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예대율 규제의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은 통화정책국 한승철 차장·이대건 과장·윤대혁 과장은 지난 6일 ‘대출시장 여건변화에 따른 정책금리의 은행대출금리 파급효과 변화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신용위험 기피성향이 커진 상황에서 원화예대율 등에 대한 규제는 취약부문에 대한 은행들의 신용공급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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