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위험자산의 버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크본드부터 본격적인 하락 신호를 보내고 있다.
옵션 트레이더들 사이에 정크본드의 추세적인 하락을 예상, 풋 거래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정크본드 투자 손실을 헤지하기 위한 포지션 역시 급증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아이셰어 아이박스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풋콜 비율이 올해 초 1.6배에서 최근 5배로 상승했다.
풋콜 비율은 기초자산의 상승에 베팅하는 폴옵션 거래량에 대한 풋옵션 거래량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들 사이에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한 주 동안 하이일드 본드 관련 펀드에서 7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일드 본드 펀드의 자금 유출은 지난달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뒤 갈수록 규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자금 흐름은 97억5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정크본드에 대한 옵션 트레이더들의 움직임은 5년에 걸친 상승 흐름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높아지는 신호로 해석된다.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 데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되지 않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리스크 헤지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쿠츠 앤 코의 앨런 히긴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자산 가격이 크게 고평가된 상황에서는 하락을 촉발하는 데 구체적인 촉매제가 필요하지 않다”며 “밸류에이션 부담 자체로도 가격 흐름에 반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정크본드는 지난 7월 1.3%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이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 2008년 말 이후 무려 146% 치솟은 정크본드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중론이다.
위덴 앤 코의 마이클 퍼브스 전략가는 “정크본드 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본격적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정크본드의 하락 압박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