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필두로 천문학적인 현금 자산을 축적한 글로벌 기업들이 돈줄을 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로 설비 가동이 높아지는 등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는 진단이다.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5100개 글로벌 주요 기업의 현금 자산은 7조달러에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말 5조7000억달러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사진:AP/뉴시스) |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누적한 현금 자산 규모가 2조달러로, 단연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보유한 현금 자산만 14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투자가 냉각되면서 현금 자산이 크게 불어났으나 경기 전망에 대한 경영자들의 시각이 개선된 데다 투자자들의 투자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바클레이스의 데니스 조스 주식 전략가는 “자본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제조업체들이 설비를 늘리는 수순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수요 부진에 자본 투자가 위축될 경우 설비 가동이 함께 줄어들지만 자본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반전이 이뤄지는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간의 로렌스 홀링워스 유럽 및 이머징마켓 헤드는 “기업의 현금 자산이 앞으로 세 가지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기업 인수합병(M&A)과 유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 그리고 투자자에 대한 환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 M&A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연초 이후 해외 M&A는 883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 급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 사이에 현금 자산을 성장성을 높이는 데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기업 현금 자산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투자자들 수가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 경영자들에게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을 주문하는 투자자들 수는 5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리처드 파슨스 사모펀드 헤드는 “연기금과 국부펀드, 그리고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상승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데 따라 M&A를 중심으로 한 투자 의욕이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