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최근 중국 증시가 반등하자 본토 A주에 투자하는 4개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본토 지수를 추종하지만 구성 종목수와 업종비율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 등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지수형 ETF 23개 가운데 중국 본토 A주에 투자하는 상품은 4개다. 이들 4개 ETF의 기초지수는 CSI300, CSI100, FTSE China50 세가지다. 이들은 모두 중국 상해와 심천 거래소에 상장된 A주 주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최초의 본토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중국본토CSI300'와 올해 초 출시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차이나A300'은 CSI300을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CSI300지수는 중국 본토 증시 3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우량 300개 종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중·대형주 비중이 높다.
이 지수는 다른 지수보다 금융업종(38.69%)의 비중이 낮은 대신 산업재(13.58%), 소비재(11.67%), 소재(8.12%) 등이 고루 편입되어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업종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낼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보유비중이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아 중국의 실제 경제 구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FTSE China A50 ETF는 시가총액 상위 50 종목으로 구성된 FTSE China A50를 기초지수로 한다. 이 상품은 4개 ETF 가운데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크다. 순자산 규모가 큰 만큼 매수-매도 호가 간격도 가장 적다.
A50지수는 정부 지분이 높은 금융주 비중이 64%나 된다. 금융주 섹터는 상하이증시 전체 기업이익 중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상장기업의 이익 추세를 잘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운용 측의 설명이다. 그 외에 필수소비재(8.66%), 경기소비재(7.58%), 산업재(7.13%) 등의 순으로 편입됐다.
KB자산운용의 KStar중국본토CSI100ETF는 CSI100지수를 추종한다. CSI300 지수와 A50 지수의 중간 성격을 갖춰 변동성이 낮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구성종목이 시총 상위 100개로 금융주의 비중이 50%를 웃돌지만, 산업재, 경기·필수 소비재, 소재 등도 각각 10% 정도 담고 있다.
이들 기초지수에서 금융주에 대한 편입비중이 차이 나는 만큼 금융주에 대한 전망에 따라 ETF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본토 증시가 오른 덕에 이들의 성과도 모두 양호하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3개월간 본토 상해와 심천A증시는 각각 8.39%, 14.95% 상승, 같은 기간 중국 본토 ETF 4개도 11%대의 성과를 냈다.
중국본토 ETF의 가장 큰 매력은 펀드에 투자했을 때보다 실시간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점이다.
그간 중국본토 펀드들은 환매하는데 최대 30일 이상 걸리기도 했지만, ETF는 실시간 매수와 매도가 가능해 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매매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중국 본토 증시는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거래된다. 오후 12시 30분부터 2시까지는 중간 휴장이다. 다만 한국 증시는 오후 3시에 마감하기 때문에 오후 4시에 장을 마감하는 중국 본토 증시와의 주가 변동분은 익일날 반영된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포트폴리오 솔루션(PS)팀 부장은 "중국본토펀드보다 ETF에 투자했을 때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보유 업종별 비중에 따라 성과가 갈릴 수 있음을 염두해두라"고 조언했다.
총 보수는 연 기준으로 KODEX FTSE China A50 ETF가 0.99%로 가장 높다. 'KINDEX중국본토CSI300', 'TIGER차이나A300'은 0.70%로 뒤를 이었다. KStar중국본토CSI100ETF이 0.65%로 가장 낮았다.
한편 4개 ETF의 최근 3개월 하루 평균 괴리율은 -0.68%(삼성운용)에서 +0.40(KB운용) 사이로 집계됐다.
괴리율은 ETF의 주가와 기초자산의 NAV(순자산가치) 차이를 뜻한다. 괴리율이 플러스면 고평가, 마이너스일 경우 저평가로 볼 수 있다. 해외에 투자하는 ETF의 경우 현지와 한국과의 시차 및 양국 거래소 개장시간의 차이 등으로 괴리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ETF는 시차, 거래 시간 등은 물론 유동성에 따라서도 괴리율이 발생할 수 있다"며 "NAV와 차이가 벌어지지 않고 잘 수렴하는지 살펴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괴리율을 특정 기간으로 단순하게 평균을 내면 값이 왜곡될 수 있다"며 "기간 평균보다는 일별로 괴리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지 등 추이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상장된 4개 중국본토 ETF의 경우 모두 환노출형이다. 때문에 위안화와 원화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노출 상품은 투자 국가의 주식시장과 통화가치가 강세로 갈 것으로 예상할 때 유리하다.
지난 1분기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64% 하락하는 등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지만 중국 본토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며 ETF 수익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 부문장(상무)은 "중국은 주식시장이 강세로 가면 환율도 따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본토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위안화 약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