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한국감정원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민을 섬기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게 한국감정원의 존재 이유입니다. 국민에게 정확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공정한 토지·주택 감정평가를 관리하는 한국감정원으로 만드는 것이 제가 원장으로 있는 동안 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서종대 한국감정원장. 취임한 후 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임 원장이지만 감정원의 발전 방향을 명확히 했다. 4개월 만에 모든 업무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미래 청사진까지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뛰어난 업무능력.
그도 그럴 것이 신임 서원장은 국토해양부에서 국책과제를 여럿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공무원을 그만 두고 나와 키를 잡은 주택금융공사에서는 채권발행 가격을 낮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획기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공공기관에서 조달금리를 낮춰 서민들의 주택구입자금 대출금리를 확 떨어뜨리자 연쇄반응이 일어났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경쟁 관계에 있던 은행들이 너도나도 앞다퉈 대출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었던 것. 서원장은 행정직과 금융권 경험을 감정원에서도 살려내고 있다.
서종대 한국감정원장 -1960년생 -한양대·버밍엄대대학원(영국) 졸업 -행정고시 25회(1981) -건설교통부 주택국장, 신도시기획단장, 주거복지선진화본부장 역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2011~2014) -한국감정원장 취임(2014) |
그런 서종대 원장이 한국감정원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감정평가 및 리츠(부동산 간접투자회사)시장의 공정한 관리자로 감정원을 탈바꿈 시키고 있는 것. 세계 수준의 투자분석기관으로 감정원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서 원장은 한국감정원이 부동산 시장의 공정한 관리자가 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감정원의 공적기능을 강화해야한다는 건 오랫 동안 품어왔던 그의 복심이다.
"최근 빚어진 한남더힐 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가격 부실 감정평가 논란은 그간 쌓였던 감정평가업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것입니다. 이는 결국 감정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이 나설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 단편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지요." 서 원장은 감정평가에 대한 공적 관리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 원장은 감평업계의 부실은 이미 평가사 개인의 윤리에 의존할 수 없는 상태로 보고 있다. 시스템으로 부당 평가를 막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게 서 원장의 이야기다.
"감정원이 준비하고 있는 '공정평가 시스템'이 부실 감정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이라고 봅니다. 평가 준비단계에서 사전에 실거래가와 매매호가, 공시가격과 같은 각종 관련정보를 충실히 제공하는 '감정평가 정보체계 내실화'와 평가서 제출전 '부당평가 자동색출 시스템' 구축 그리고 사후 엄정한 타당성조사로 이어지는 절차를 구축할 것입니다. 감정평가업계의 밥그릇 싸움이 국민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공공기관인 감정원이 지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서종대 원장은 한국감정원을 세계적 부동산 투자분석기관으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해외투자자도 찾을 수 있는 투자 컨설팅 기관으로 만든다는 게 서 원장의 목표다. |
서 원장은 우선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분석 기능을 강화하는데 촛점을 맞출 생각이다. 각종 부동산정보 조사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고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부동산 분석정보를 제때 제공하는 게 '1차 목표'. 이를 위해 서 원장은 최근 석·박사급 인력 20명을 충원해 연구기능을 강화했다.
리츠(부동산 간접투자회사) 시장의 공정한 관리감독과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는 업무라고 서 원장은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은 향후 리츠에 관한 관리감독을 담당할 기관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전문성을 보다 강화하고 연구개발을 거듭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 한국감정원의 지향점입니다."
서종대 한국감정원장이 감정원의 미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이를 위해 서 원장은 업무를 파악하자 마자 조직을 바꿨다. 지난 5월 지사 3곳을 없애고 본사내 홍보실과 전산실, 신사업개발처를 새로 뒀다. 서 원장은 내년 다시 한번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 귀띰했다.
"자리에 만족하고 대충 일을 하지 않는게 저의 장점이자 단점이죠. 한국감정원의 브랜드가 세계수준의 부동산 투자분석기관이 되는 것을 제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일겁니다." 서 원장은 특유의 호탕한 몸짓으로 감정원의 미래를 그려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