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무난한 것이 좋다.’
미국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소위 대박을 추종하던 관점을 버리고 시장 수익률을 올리는 데 무게를 두는 움직임이다.
이 때문에 스타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나 개별 종목 발굴에 치중하는 모멘텀 펀드의 인기가 떨어지는 반면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투자 자금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뱅가드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는 것도 같은 맥악이라는 분석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벵가드 펀드의 자산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에 육박했다.
최근 5개월 사이 뱅가드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5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뱅가드 펀드로 투자 자금이 홍수를 이루는 것은 펀드 업계의 판도변화를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개별 종목이나 스타 매니저보다 시장 흐름을 추종하겠다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뱅가드 이외에 블랙록과 디멘셔널 펀드 어드바이저스 역시 이 같은 배경으로 대규모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 상장지수펀드(ETF)로 연초 이후 지난 18일까지 53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랙록이 운용하는 펀드 상품 가운데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자금이다.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바스 최고경영자는 “뱅가드를 포함해 이른바 패시브 펀드로 자금이 집중되는 것은 투자자들의 관점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영속적으로 지속될 추세”라고 판단했다. 액티브 펀드의 경우 고객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연초 이후 7월말까지 패니브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이 177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액티브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 740억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공격적인 자금 운용이 시장 수익률을 앞지르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결과라는 주장이 나왔다.
알로디움 인베스트먼트 컨설턴트의 브라이언 폴리 재무 자문사는 “최근 수 개월 동안 고객들을 상장지수펀드(ETF)나 패시브형 펀드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스타 매니저를 앞세운 펀드라 해도 개별 상품이 시장을 이기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