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해 하도급 부당특약, 편의점 심야영업 금지 등 경제민주화 관련 제도들이 도입된 뒤 이른바 '갑(甲)의 횡포'가 일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새로 도입된 하도급·가맹·유통 분야에서의 제도들이 현장에서 거래관행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 민·관합동으로 TF를 구성, 기업방문·간담회·설문조사 등을 통해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하도급' 분야에서 ▲하도급 부당특약 금지 ▲3배 손해배상제 적용대상 확대 ▲중기조합에 하도급대금조정협의권 부여가 도입됐다.
또 '가맹' 분야에서 ▲과도한 위약금 부과 금지 ▲심야영업 강제 금지 ▲매장 리뉴얼 강요 금지 ▲정보공개서, 예상매출액 산정서 등 제공이 '유통' 분야에서는 ▲부당한 판매장려금 수취 금지가 새로 도입됐다.
실태점검 결과 우선 하도급 분야에서는 부당특약 금지의 경우 이를 경험한 업체 수가 38.7%(194개→119개) 감소하고 48.8%는 거래관행의 개선을 체감했다고 밝혀 거래형태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급사업자의 85.1%가 향후 거래관행 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답변한 것도 고무적이다. 다만 수급사업자의 61.4%만이 도입된 제도 내용을 알고 있다고 응답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배 손해배상제 적용대상 확대의 경우 4대 핵심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업체 수가 32.9% 감소(350개→235개)하고 50.5%가 거래관행 개선을 체감했다고 답했다.
하도급대금조정협의권은 원재료의 가격이 인상된 업체 중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인상을 요청한 수급사업자는 52.6%였고 이중 82.2%가 수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 분야에서는 가맹본부의 평균 위약금 부과금액이 1211만원→806만원으로 405만원(33.4%) 감소해 가장 눈에 띄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편의점 심야영업 강제 금지도 제도 도입전에는 전혀 허용되지 않았으나 831개 가맹점(66.8%)에 심야영업 중단이 허용됐고 협의가 진행중인 점포도 133개나 됐다.
매장리뉴얼 강요 금지는 비용을 가맹본부가 분담한 경우가 10.5% 증가했고 가맹점주가 전체 비용을 부담한 경우가 45.7%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리뉴얼과 관련된 가맹점주의 부담은 줄어들었다.
다만 일부 업체가 가맹본부의 비용분담 면제사유로 가맹점주의 자발적 의사 등을 계약조항에 넣어 이를 악용할 우려가 제기됐다.
또 전체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경제민주화 제도 관련 인지도조사 결과가 약 40% 수준으로 낮게 나타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들에로부터 부당하게 판매장려금을 받는 관행의 경우 판매장려금 지급을 경험한 납품업체가 242개에서 51개로 191개(78.9%)나 감소하는 등 크게 개선됐다.
다만 유통업체들이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판촉비 등 비용을 전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신영선 사무처장은 "지난해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도입된 제도들이 아직은 시행초기이기 때문에 거래관행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나 어느 정도 행태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 새 제도가 거래관행으로 정착되도록 관련 제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현장 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직권조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점검 결과 간담회, 업체방문 및 설문조사만으로도 불공정행위 억제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많아 이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하도급 분야는 4대 불공정행위를 중심으로 직권조사를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가맹분야는 이유없이 심야영업 중단을 방해하는 행위, 유통분야는 납품업체에게 각종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를 중점 점검키로 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