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추석 연휴 직후 개최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지난 8월 금리인하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등으로 글로벌 통화정책의 기조가 엇갈리면서 한은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작되자 회의장 문이 닫히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 엇갈린 글로벌 통화정책…고민 깊어진 한은
지난 4일 유럽중앙은행은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직접 자산매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난 7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의사록이 지난번 보다 매파적으로 해석되며 조기금리 인상 우려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세월호 사고가 일어나기 전인 4월까지는 미국과 더불어 경기회복세를 나타내며 금리 인상 사이클로 접어드는 것을 당연시 하는 듯했다. 그런데 4월 이후 소비 위축이 심화되며 서비스업 업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지속적인 원화강세로 수출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2분기 GDP 성장률(잠정)은 전기대비 0.5%, 전년대비 3.5%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4분기 연속 전기비 1%에 근접한 성장세가 5분기만에 절반 수준으로 꺾인 것이다.
결국 한은은 소비주체들의 심리 회복을 근거로 지난 8월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금리 인하의 효과를 실물경제에서 확인하려면 통상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져있다. 따라서 한은이 금리를 재조정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윤면식 한은 통화정책 국장은 "기준금리 조정이 금융시장에는 즉각 영향을 미치지만 생산과 물가에는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다"며 "통상적인 상황에 대한 자체 모델은 당연히 갖고 있지만, 그것은 모델에 의한 기계적인 계산일 뿐이고 실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9월은 쉬어가기, 하이라이트는 '10월 금통위'
대내외 주요지표와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9월보다는 10월 금통위가 시기적으로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월에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와 더불어 한은의 수정경제전망도 대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여론이 다시 강력하게 살아난다면, 그 불씨가 시작되는 시기는 한은의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10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경환 부총리가 ECB의 행보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선제적인 대응을 이어가야한다고 언급한 점도 추가 인하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5일 최 부총리는 "우리는 워낙 국제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EU의 선제적 대응이나 미국의 금리 방향을 면밀히 점검 하면서 그에 맞게 우리도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9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총재가 이에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다만 10월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이 총재는 모호한 스탠스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 부총리가 금리 관련 언급을 지속하는 것도 결국은 경기가 생각보다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통화정책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한은의 경기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 정부의 경제정책과 8월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한은이 어떤 판단을 할 지가 중요하며, 그 여부는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내놓을 경기 재평가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