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장기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실상은 베어마켓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지수가 상승 탄력을 과시하는 것과 달리 속으로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이미 극심한 조정이 본격화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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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최근 최근 12개월 사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종목이 4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의 경우에도 20% 이상 떨어진 종목이 40% 웃도는 상황이다.
이는 S&P500 지수가 올들어 사상 최고치를 33차례에 걸쳐 갈아치운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또 S&P500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같은 기간 20% 이상 떨어진 종목은 불과 6%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시가총액 및 섹터별 주가 탈동조화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 같은 탈동조화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도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시장 전문가는 설명하고 있다.
내년 중반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준의 부양책이 본격화된 이후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은 무려 16조달러 불어났다. 또 S&P500 지수의 10% 이상 조정은 최근 3년 이내에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헤네시 펀드의 스킵 에일리스워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증시 조정이 예상될 때 통상 소형주가 먼저 하락 압박을 받게 마련”이라며 “몸집이 가벼운 소형주가 가파르게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최대어급 기업공개(IPO)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됐지만 리스크 감내도는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스튜어트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말콤 폴리 “알리바바의 주가 향방이 앞으로 증시 움직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대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나스닥 지수를 연초 이후 9% 이상 끌어올린 것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공룡 IT 종목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수 강세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보안 업체인 파이어아이와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 등은 52주 신고가 대비 50% 이상 폭락했다.
제임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데이비드 제임스 리서치 헤드는 “상당수의 종목이 베어마켓에 진입한 상태”라며 “지수가 신고점을 연이어 경신해 투자자들이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증시 펀더멘털이 겉보기만큼 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