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정부가 쌀 관세율을 513%로 결정하고 국제무역기구(WTO)에 통보하기로 했다. 수입물량이 급증할 때는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긴급관세(SSG) 부과 근거도 명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18일 쌀 관세율을 WTO 협정에 근거해 513%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세율은 WTO 회원국들의 검증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국내가격은 대표 도매가격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조사 가격을, 국제가격으로는 인접국인 중국의 평균 수입가격을 사용했으며 기준연도는 1986~1988년을 적용했다. 국제 쌀 가격이 관세율 계산 기준연도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호효과가 큰 종가세를 적용한다.
쌀 수입량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를 대비한 대책도 명시했다. 쌀에 대해 SSG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쌀 수입량이 급증하거나 수입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는 경우 관세율을 높여 국내시장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관세화 이후에도 2014년 의무수입물량인 40만8700톤은 현재와 같이 5%의 관세율로 수입을 허용하고, 기존 국별 쿼터물량(20만5228톤)은 글로벌쿼터로 전환한다.
정부는 그동안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서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추진 예정인 모든 FTA에서도 쌀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입쌀 부정유통을 방지하고 통관단계의 저가 신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내년부터 국산 쌀과 수입쌀의 혼합 판매·유통 금지를 추진하고 저가신고를 통한 쌀 편법수입을 예방하기 위해 쌀을 수입신고 수리 전에 관세액을 심사하는 관세청 사전세액심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관세율 513% 적용시 외국 쌀 예상 국내도입 가격 |
이번 관세율 결정과 함께 정부는 쌀 산업 발전대책도 제시했다. 우선 농가의 소득안정장치를 강화하기 위해 고정직불금 단가를 2015년 100만원으로 조기에 인상하고 동계논 이모작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쌀값 하락 시 지급하는 변동직불금 제도도 유지·보완한다. 농업인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한편 농지연금 등 영세·고령농의 안전망도 확대할 계획이다.
농업의 규모화·조직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대농·소농간 공동격영을 하는 들녘경영체를 쌀 산업 주요 주체로 육성하고 RPC(미곡종합처리장)와 연계해 생산·유통 효율화, 쌀 전업농 규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농업정책자금의 금리인하와 RPC 통합도 추진한다.
정부는 농가소득 향상과 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568억원 증액했다. 생산기반 확충 519억원, 신소재·신기술 개발 등 R&D(연구개발) 41억원에 대한 투자 확대까지 포함하면 총 2128억원이 늘어난다.
정부는 9월 말까지 WTO에 통보 후 10월부터 WTO 검증절차에 대응할 계획이며 국내 법령 개정 등을 거쳐 2015년부터 관세화를 시행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