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중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머징마켓 역시 때를 같이 해 긴축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준의 장기 제로 금리에 동조했던 주요 신흥국들이 미국의 긴축 역시 발을 맞출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높은 이머징마켓이 금리인상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23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의 긴축이 이머징마켓의 금리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16개 이머징마켓 가운데 12개 국가가 우선 긴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어 다른 이머징마켓이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멕시코와 태국, 헝가리, 이스라엘이 ‘깜짝’ 금리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기 둔화 리스크에도 연준이 금리인상을 저울질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차단하는 한편 해외 자금 유입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2010~2013년 사이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자금은 1조1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3~2007년 유입된 금액인 6970억달러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16개 주요 이머징마켓 중앙은행 가운데 9개 중앙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떨어뜨렸고, 이 밖에 3개 신흥국이 금리를 동결한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의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8월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투자 자금은 9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3개월 동안 기록한 월평균인 380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연준의 긴축이 이머징마켓에 불러올 파장을 강하게 예고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BOA는 연준이 내년 6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브라질과 남아공이 긴축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주요 이머징마켓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폴란드의 경우 내년 말까지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체코와 한국도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