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앞으로 2~3년 후부터 상가 권리금에도 부가가치세가 부과될 전망이다.
정부가 상가 권리금을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 들여 '과세 표적'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상가 권리금 보호 방안이 마련되면 과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세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권리금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도 법인이 권리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을 땐 세금을 내야한다.
이에 따라 상가 권리금의 과세 방법과 시기, 상가 매매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상가 권리금 양성화 방침에 따라 권리금 과세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세무법인 정상 신방수 세무사는 "지금도 권리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 과세를 하고 있기 때문에 권리금이 양성화되면 세금을 걷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며 "정부의 권리금 산정 기준 정비가 완료되면 세금 징수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금도 권리금이 드러나면 과세된다. 권리금을 받은 법인은 권리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가가치세로 내야 한다. 예컨대 권리금으로 1억원을 받았다면 별도로 1000만원을 부가세로 납부해야하는 것.
현재 300만원이 넘는 권리금은 기타 소득으로 분류된다. 권리금 가운데 80%는 필요경비로 처리하고 20%를 원천징수한다. 따라서 1억원을 권리금으로 받은 법인은 이 가운데 2000만원의 22%인 440만원을 부가세로 내야 한다. 다만 국세청이 거래 내역을 찾아내기 어려운 개인간 권리금 거래는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정부의 권리금 보호대책이 가동되면 개인끼리 거래한 권리금에도 과세가 가능해진다. 이르면 내년 1월 고시 예정인 '권리금 산정기준'은 재산세 과세 기준이 되는 주택 및 토지 공시가격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가 권리금 보호를 위해 도입키로 한 표준계약서도 과세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표준계약서에는 권리금 거래 내역을 상세히 적어야한다.
상가 권리금에 대한 과세 방식과 시점, 세율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현행 종합소득세로 과세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WM사업부 원종훈 세무사는 "현행 기타소득에 따른 과세 방식도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권리금은 특성상 취득 단계나 보유 단계에서는 과세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각 단계의 소득으로 과세하는 현행 제도가 적절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리금에 대한 과세가 시작되면 상가 임대시장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임대소득세처럼 '잠자던 세금'이 갑자기 생기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동산 업계는 갑자기 늘어나는 세부담으로 인해 '다운 권리금 계약서'와 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는 부작용 등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권리금은 과세를 한다해도 무작정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상가 권리금이 오를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세금을 피하기 위해 권리금을 낮춰 계약하는 다운 권리금 계약서나 영수증이나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는 비영수 계약 같은 편법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세금에 대한 저항이나 정확한 세금부과를 위해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때문에 실질적인 과세까지는 2~3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마련할 권리금 산정기준은 권리금이 어떤 형태로 형성됐는지를 알아보는 작업이며 과세를 위한 사전 조사는 아니다"며 "과세 방안은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