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기어코 달러 대비 110엔까지 떨어진 엔화 약세는 과연 언제까지, 얼마나 진행될까?
전문가들은 앞으로 엔화 향방을 점치기 위해서는 슈퍼달러로 불릴 만큼 강력해진 달러화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하며, 엔화 약세는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0.08엔까지 치솟으며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초부터 상당 기간 102엔 선에 머물던 환율은 8월 말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8엔 가까이 올랐다.(엔화 약세)
달러/엔 환율 2년 추이 [출처:로이터 차트] |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동시에 달러 강세가 속도를 높인 이유는 간단하다. 강력한 경기 개선세를 바탕으로 내년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는 반면, 일본의 경우 여전한 경기 둔화와 디플레 압박 때문에 통화 완화 정책기조 유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의 펀더멘털 차이로 엔저 지속이 불가피하다면 엔화 약세는 어디까지 지속될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전날 기록한 110엔 수준이 이제는 '뉴 노멀(new normal)'이 됐다고 봐야한다며, 전문가들은 달러/엔 환율이 내년까지도 110엔 부근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글로벌 포트폴리오매니저 사친 굽타는 "엔화 약세를 부추긴 요인들 대부분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마스터포렉스-V아카데미 전문가들은 1일 달러/엔이 110엔을 뚫기 직전 내놓은 전망에서 환율이 110엔을 일단 넘어서면 다음 타겟은 111엔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P파리바 역시 수주 내로 달러/엔 환율이 111엔 위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노무라증권 이케다 유노스케는 "매월 1조엔 가까운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도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한동안은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말까지 달러/엔 환율이 120엔까지 오를 것으로 점쳤다.
미츠비시 UFJ모간스탠리증권 소속 우에노 다이사쿠는 내년 중 달러/엔 환율이 115엔에서 정점을 찍은 뒤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는 현재의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엔화가 급격한 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다.
소시에떼 제네랄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예상보다 급격한데 이를 뒷받침할 펀더멘털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2년 12월 아베노믹스가 출범한 이후 가치가 36% 넘게 밀린 엔화 역시 약세가 지나쳐 하방 리스크에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