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좀처럼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경기 회복의 신호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금리 인상론까지 고조되는가 했지만, 시장은 부진의 늪으로 빠지고 있는 유럽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더 큰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지난 7일 1.5% 떨어지더니 하루 뒤에는 1.8% 가까운 반등세를 보인 뒤 9일(현지시각) 다시 2.1% 급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고스란히 덜어냈다.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18일 종가 2011.36과 비교하면 지수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4.1% 정도 내려온 상태다.
CBOE 변동성지수 6개월 추이[출처:블룸버그] |
어빙매기 인베스트매니지먼트 공동대표 조던 어빙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롱이든 숏이든 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가장 큰 공포는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여기 저기서 인플레이션 신호가 조금씩 나올 수 있는데 나머지 국가들이 겪고 있는 디플레이션 상황이 이(미국 인플레 효과)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럽증시 역시 갈팡질팡했다.
앞서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의 비둘기파적인 성명 발표에 상승 흐름을 타더니 부진한 독일 지표가 발표되자 바로 방향을 아래로 바꿨다. 프랑스 수출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하락세는 더 가팔라졌다.
테미스트레이딩 파트너 살 아르눅은 "시장에 돌아오려는 현금이 상당규모 대기 중이지만 변동성이 지금처럼 높아진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시장을 신뢰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반등 기회는 있다
이날 시장 패닉이 증시에 그치지 않고 원유 등 다양한 부문에서 나타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본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이 높아졌을 뿐 반등 기회는 있다는 입장이다.
CBS뉴스는 올 하반기와 내년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을 떠받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LPL파이낸셜 수석 경제전략가 존 카날리는 "사람들이 시장이 고평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싸진 않지만 여러 측면에서 가격이 높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글로벌매크로 담당이사 주리엔 티머는 "투자자들이 불안해 말고 침착해야 한다"며 S&P500지수는 올해 4.3%밖에 안 올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지수가 30%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랠리라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트레이더들은 본격 막을 올린 어닝시즌에 기대를 걸어 보라고 조언했다.
3분기 어닝시즌 시작을 알린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는 알루미늄 가격 강세와 비용 축소를 바탕으로 강력한 실적 개선을 발표해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