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 강세 전망 일색이던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내년 중반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 달러화의 장기 상승 추세가 본격화됐다는 데 입을 모았던 투자가들이 긴축 시기에 대한 전망을 수정하는 움직임이다.
연준 정책자들 사이에 달러화 강세 흐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연이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출처:AP/뉴시스] |
글로벌 주요국의 환율 전쟁이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강달러에 따른 실물경기 타격을 우려한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서 정책자들이 비둘기파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긴축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의사록에서 연준 정책자들이 달러화 강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1.7% 상승, 연준의 목표치인 2.0%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BNP 파리바의 사이먼 데릭 시장 전략가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연준 정책자들 가운데 일부가 달러화 강세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 보다 더 확실한 것은 또 한 차례 환율전쟁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부터 문제는 연준이 환율전쟁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것인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앤드류 윌킨슨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 시기 뿐 아니라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전망까지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 달러화의 강세 흐름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특히 엔화에 대해 상당폭 하락한 것은 이 같은 정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의 비관론자로 꼽히는 독립 전략가 앨버트 에드워즈는 “새로운 글로벌 환율 전쟁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엔화에 대한 달러화의 강세 흐름에 제동을 걸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120엔까지 급속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