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의 3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시장 우려대로 7.3%에 그쳐, 향후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시장의 이목은 통화정책 등 당국의 경기운영 방향과 내년도 거시경제 운용의 밑그림을 그리는 12월초 중앙경제공작(업무)회의로 쏠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3분기 성장률이 6년만(3분기기준)의 최저치인 7.3%대로 후퇴함에 따라 당장 하반기 통화긴축 완화를 검토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또한, 향후 경제 운영 계획을 짜는데도 적지않은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중국은 12월초 중앙경제 공작회의를 개최, 12차 5개년 경제계획(12.5규획, 2011~2015년) 5년간의 공과를 점검하고 13.5 규획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1분기, 2분기 보다 한층 후퇴한 3분기 7.3% 성장은 당장의 경제운영과 중장기 경제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올해 보다 더 낮추고, 경기 하강압력이 더 거세질 경우 통화정책을 일부 완화하는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내년도 경제 운용 방향의 기본방침 확정 짓고, 경제공작(업무)회의의 초안 작성에 돌입했다. 경제공작회의는 보통 12월 초에 진행된다.
◇ 산업생산 투자 부진. 경기하강 우려 가중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고 있지만,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개혁 추진의 원칙을 내년에도 견지해 나갈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올해 5월 허난(河南)성 시찰 당시 중국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중국식 '뉴노멀'은 고속의 양적 성장을 지속하던 중국 경제가 이제는 '중고속,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하고, 그러한 상태를 지속할 것임을 의미한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7.5%. 그러나 올해 1분기 GDP성장률 7.4%로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7.5%로 반짝 회복했지만 3 분기 다시 7.3%로 내려앉았다. 이에따라 1분기~3분기 성장률도 7.4%로 연간 목표치에 미달했다.
4분기에는 다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7.7% 이상을 기록하지 않으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분기 GDP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은 △ 지난해 3분기의 높은 GDP증가율 △부동산 침체 확산으로 고정자산 투자 위축 △ 3분기 높은 기온에 따른 전기공급과 산업생산 차질 △ 고속 성장을 견인했던 자동차,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등으로 분석됐다.
산업 생산과 고정자산 투자도 크게 부진했다. GDP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6.9%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중국의 1~9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16.1%로 예상치를 밑돈 것도 3분기 성장률 둔화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1~8월 중국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6.5%였다. 8월 FDI도 14%나 감소했다.
9월 국가통계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1.1을 기록 8월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확장 기준점인 50을 넘기며 경제 경착륙 가능성은 불식시켰지만, 경기 둔화의 우려까지는 걷어내지 못했다. 9월 CPI상승률이 연중 최저치인 1.6%에 그친 것도 투자심리 위축과 수요 부족을 방증하는 결과다.
중국 관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지도부는 이미 여러 차례 7% 초반의 낮은 경제성장률을 용인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이번 달 11일 독일 방문 기간 당시 미공개 통계수치인 3분기 취업률을 공개하며, 경제 개혁 원칙에 이상이 없음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1~9월 도시 신규 취업자수가 1000만 명을 넘었다. 작년보다 수십 만 명이 늘었다. 31개 대도시의 실업률도 5%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취업과 물가가 안정되고, 국민의 가계소득이 늘어난다면 경제성장 속도가 7.5%보다 낮든 높든 모두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내년 유동성 완화, 성장 목표치 햐향조정
그러나 중국 정부도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 경기 후퇴 속도가 예상보다 적절한 대응이 없다면 경제 경착륙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 UBS증권, 바클레이즈 은행 등 여러 기관은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률이 6% 수준으로 주저 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중국의 복수 매체는 인민은행이 시중 중소형 은행에 PSL(담성보완대출) 방식으로 3000억~4000억 위안(약 52조~70조 원)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SL은 시중에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하게 된다. 3~4개월 만기 단기 자금이지만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확인시켜준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5대 시중은행에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를 통해 5000억 위안을 공급했다. 이는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 인하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올해들어 세번째로 환매조건부채권(RP)의 금리를 인하하는 등 간접적 유동성 확대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경제 하방 압력이 가중되면서 중국 정부는 선별적 경기부양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중소기업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판자촌 개조와 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해 투자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엿보인다. 상당수 금융권 전문가들이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리후이융(李慧永) 신은만국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고, 시기가 빠를 수록 인민은행의 주도적 역할도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매우 불안하고 불투명하다. 10월 이전의 경제지표는 모두 낙관적이지 않다. 정책을 통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리즈창(李志强) 민생은행 금융시장부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시점을 내년 1분기로 못 박았다.
그는 "중국 경제가 하강 관성을 타고 가파르게 하방중이다. 게다가 올해 연말은 국내 신용위험도가 높아지는 시기다. 내년 1분기 거시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정부는 기준금리 인하 혹은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