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주식 투자 분야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억만장자들도 때로는 쓴맛을 보게 된다. 주식 시장에서 그 누구도 성공률 100%가 될 수는 없는 만큼 이들 역시 자신의 실패와 실수를 통해 다시 배우고 더 나은 기회를 기다린다.
때문에 이들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긴 종목들을 살피는 것은 그들이 최고의 수익률을 거둔 종목들에 대한 탐구 만큼이나 투자자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그래픽:송유미 기자 |
올해 억만장자들의 일부가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종목으로는 먼저 델리아스(Delia's)와 엔지모텍(Enzymotec)이 있다.
월가의 '젊은 갑부' 체이스 콜먼은 직거래 및 소매업체인 델리아스의 주식 340만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무려 85%의 손실을 기록하며 쓰디쓴 굴욕을 맛봤다. 델리아스는 최근 지속적인 실적 부진을 보이면서 사상 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하향세에 깊숙히 빠져든 상태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86.67%까지 떨어졌다. 현재 주가는 고작 16센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엔지모텍은 존 폴슨이 투자한 '최악의' 종목 중 하나로 영양제 및 식품의약품 제조사다. 존 폴슨은 엔지모텍의 주식 430만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에게 남은 건 75%의 손실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지모텍은 지난 1분기 매출에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부진을 보인 데 이어 실적 전망치마저 하향 조정하면서 하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 빠르게 정착하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중국 정부가 신생아 분유 제조 및 포장에 대한 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변동성을 보인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밖에 억만장자별 최악의 주식을 하나씩 살펴보자.
◆ 워렌 버핏: 시카고 브릿지&아이언 컴퍼니(Chicago Bridge & Iron Company. 종목코드: CBI)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고경영자(CEO)인 버핏은 시카고에 위치한 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인 CBI의 주식을 1070만1110주 가량 보유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에너지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내비쳤던 그가 CBI의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분기로 당시 그는 총 4억달러를 투자해 650만주를 취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CBI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44.72%로 애석하게도 버핏의 선택이 빛을 발하지 못했음을 증명했다.
◆ 레온 쿠퍼맨: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코퍼레이션(Caesars Entertainment/CZR)
세계 최대 카지노 및 호텔 운영업체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쿠퍼맨에게 가장 좋지 않은 추억을 남긴 주식이다. 지난해 3분기 당시 쿠퍼맨이 190만주를 추가 매집하며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하던 당시 시저스 주식은 170% 수준의 수익률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쿠퍼맨은 이 회사의 주식 700만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53.59%의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하며 그의 투자가 좌절을 맛봤음을 증명했다.
◆ 칼 아이칸: 볼타리 코퍼레이션(voltari corporation/MOTR)
올해 역시 주식 시장에 각종 이슈를 생산하며 기업 사냥꾼다운 면모를 발휘한 아이칸도 패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아이칸은 모바일 광고업체인 볼타리 코퍼레이션의 주식을 67만주 가량 보유 중이지만 올해 이 회사의 주식은 58% 이상 떨어지며 아이칸의 실패작이라는 기억을 짙게 남겼다.
◆ 빌 애크먼 : 하워드 휴스 코퍼레이션 (howard hughes corporation/HHC)
퍼싱스퀘어캐피탈의 최고경영자(CEO)인 애크먼은 부동산업체인 HHC의 주식 356만8000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수익률이 8.36%에 그쳤다. 애크먼은 억만장자 가운데 자신의 전체 포트폴리오 중 한 종목도 손실을 보이지 않은 유일한 '투자 천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