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김민정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경제팀 수장으로서 유례없이 '초이노믹스'라는 별칭까지 얻을 만큼 주목을 받았지만 100일을 맞는 시점에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확대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했지만 우려가 만만치 않다. 부동산 활성화 정책도 심리회복에는 큰 역할을 했지만 순기능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을 지 불안감이 여전하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실세 부총리가 단기대책에만 지나치게 치중하고 중장기 구조개선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따갑기만 하다.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치인 부총리로서 '늑장 국회'의 벽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의 성공은 선진국 길목에서 혼돈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호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최경환 부총리 취임 100일을 맞아 각계 경제전문가들의 진단과 조언은 무엇일까.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16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다. |
◆ 정책방향은 긍정적…가시적 성과 절실
우선 3개월 남짓 숨가쁘게 정책을 쏟아낸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방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다만 이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지속적인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규택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미국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Deflation)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왼화하기 위해 거시경제 정책의 조합을 잘 가져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 교수는 이어 "우리 경제의 양극화로 인한 부작용을 극복하고 낙수효과를 유발시키기 위해 투자와 배당 그리고 임금을 올리는 정책을 제안한 점은 과거 정부보다 개선된 방향"이라면서도 "다만 이 정책에 대한 재벌들의 반대를 극복하고 실제로 시행돼야 원하는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둔화되는 경기에 대응해서 확장적인 재정정책이나 세제혜택 같은 단기대책이 필요했는데, 전반적으로 적절해고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가시적인 성과를 일부라도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새로운 대책보다 (발표한 정책이)이렇게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 확대재정 우려 여전… 순기능 잘 살려야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16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답변 중에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김학선 기자] |
박상인 서울대 교수(행정학)는 "최근 경제지표가 약간 개선되는 것 같다가 다시 안 좋아지면서 최경환 부총리의 확대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이어 "반짝효과 정도는 기대했는데, 대외적인 여건도 있겠지만 반짝효과마저 미흡한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경제효과는 얻지 못하고 재정건전성만 해치는 것 아니냐는 당초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규택 교수도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에서 자본이동으로 생기는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극복하는 방법을 최근 미국 경제정책의 방향과 일치하게 선제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미국정부와 글로벌 자금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보유할 외환보유고 증액분을 글로벌스왑거래금액으로 대체할 수 있는 외환시장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으면 미국과 우리나라가 서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 지나친 단기대책 치중… 중장기 구조개선 나서야
취임 이후 단기대책을 통해 급한 불을 끄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중장기 구조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상인 교수는 "단기적인 재정확대 정책보다 본질적인 구조개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이른바 '초이노믹스'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정부처럼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기회복에 목을 메는 것과, 불법행위를 저지를 대기업 총수 사면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도 "실세 장관이기 때문에 뭐가 되겠다 생각했는데 결국 최 부총리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면서 본질적인 개선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소득주도의 성장론을 내세웠지만, 결국 대기업 총수 사면해서 투자활성화, 땅 투기하자는 것이었다"면서 "그것으로는 (경기침체)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초이노믹스가 성공하려면 실세 부총리로서 '늑장국회'의 벽을 넘어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를 살리기 위한 서비스업 육성, 규제 개혁 등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을 풀어야한다는 얘기다. 더불어 재정건전성, 가계부채 해소와 중장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구조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주문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김민정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