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대기업들이 막대한 내부유보금을 쌓아두고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금을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홍영표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인천 부평을)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연구개발 사업현황에 따르면, 10대 대기업(공기업 제외)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지원받은 정부 R&D자금이 3조 5616억원에 달한다고 27일 밝혔다.
세부과제당 연구비 정부지원내역을 보면,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기업에 지원되는 각 세부과제당 연구비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정부 R&D지원이 대기업에 집중된다는 지적에 따라 2010년에는 과제당 연구비가 대폭 줄어들었지만, 바로 다음해부터 점차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각 기업별 현황을 보면, 삼성그룹이 지난 2002~2013년까지 1조 1339억원을 지원받아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했다. 수행과제 수 역시 928개로 최다를 기록했다(표 참조).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같은 기간 6500억원, 633개의 연구과제를 수행해 삼성의 뒤를 이었다. 한화는 5744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이외 LG는 4872억원, SK는 3009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들 10대 대기업의 내부유보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은 2014년 6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총 307조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의 경우 가장 많은 160조원의 내보유보금을 쌓아놓고 있지만, 정부지원 연구개발비는 2011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홍영표 의원은 "자본이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던 과거에는 정부 R&D지원의 당위성이 인정되었지만, 현재와 같이 내부에 충분한 현금을 쌓아두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국가에 손을 내미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에 현금을 쌓아두는 것보다 연구개발비 투자확대와 고용을 늘리는 것이 기업과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며 대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