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내부에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매파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마무리 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 결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지속하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에 맞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진>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정책 성명에서 미국의 노동시장이나 인플레이션 문제와 관련해 개선된 낙관적 시각을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정책 방향의 변화를 내비치면서 연준이 이를 명확하게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지 않은 것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주된 이유는 연준의 경제 전망 및 정책 불투명성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 특히 이달 중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대혼란과 증시 급락 등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려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전일대비 0.18% 떨어진 것을 비롯 S&P 500지수가 0.14% 하락, 나스닥지수는 0.33% 하락하는 등 모두 전일대비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들 3대 지수 모두 장초반에 전일대비 상승세를 보였으나 FOMC 발표 이후 속락하며 결국 하락 전환했다.
◆ 연준내 매파 득세 평가 부각
일단 이날 FOMC 결과를 보면 시장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매파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진>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
전문가들은 하지만 연준내 대표적인 매파들인 플로서 위원과 피셔 위원이 이날 정책 성명서 문구 내용 가운데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 부분에 대해 상당히 만족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매파로 불리는 금리인상론자들은 인플레이션 위협의 해결을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강하게 요구하는 반면 비둘기파 경기부양론자들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한 실업문제 해소 등 정책 우선순위 측면에서 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마스 코스터그 스탠더드차터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매파 위원들은 노동시장 환경에 대해 다소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며 "비둘기파인 옐런 의장이 매파들을 일단 설득하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선물투자자들 "내년 9월 금리인상, 54%"
연준은 이전까지만해도 성명을 통해 노동시장의 침체가 뚜렷하다고 지적했으나 이날 성명에서는 노동시장의 자원 활용도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매파 위원들의 입김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읽히는 주된 요인이다.
매파 위원들은 지난 9월 이후 연준의 채권매입 부양책 프로그램 종료이후 상당한 기간동안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시장투자자들과 전문가들 역시 연준이 매파적인 입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54%로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이날 FOMC 직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내년 10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했었다.
◆ 연준, 인플레이션 대처 인식 강화할 듯
이달 중순 불거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증가 및 혼란 양상은 유럽과 중국의 경제지표 불안과도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같은 변동성 급증 상황을 반영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인식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댄 그린하우스 BTIG 대표는 "연준이 상당기간 저금리 약속을 지켜냈지만 성명서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경제 상황의 긍정적인 개선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 차이르 브린 캐피탈 대표는 "미국 연준의 균형이 매파적으로 기울었다고 본다"며 "매파들은 만족했지만 비둘기파는 한 발 물러났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