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한국이 과거 일본이 겪었던 장기불황을 그대로 답습할 것인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 일본식 디플레에 가까워졌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아직 즉각적인 디플레 우려는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CNBC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발표한 '10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직전월보다 0.1%p(포인트) 하락한 2.7% 기록했다. 2002년 2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CPI)는 같은 같은 달보다 1.4% 상승에 그쳐 22개월째 1%대 상승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설정하고 있는 물가상승률 범위는 2.5~3.5%다.
ING 팀 콘던 아시아리서치부문 수석은 "한국 경제는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매우 근접해지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수출성장세가 떨어지고 내수소비가 약해진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경고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30일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제35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7월 4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경기부양 패키지를 내놓았다. 이를 통해 소비를 늘려 내수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목적에서다. 덕분에 가계 대출 증가율은 8년래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콘던 수석은 가계가 부채 상환 대신 지출을 늘리고 있지는 않는지 당국이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상황을 아직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독일계 신용보험사 율러헤르메스는 이달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국의 상황은 국내 펀더멘탈보다는 원자재 가격 하락 및 중국의 경제둔화 등 외부 충격에 기인한 것이라며 디플레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