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은행(BOJ)의 예상밖 부양책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등한 가운데 금값이 4년래 최저치로 내리꽂혀 관심을 끌고 있다.
유동성 공급이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통하지만 금은 유독 주머니를 가려서 오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해석이다.
3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 인도분은 장중 3% 급락, 온스당 1161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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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높이고, 이는 자산 가치 헤지에 대한 수요를 자극해 금값을 끌어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하지만 BOJ의 이번 부양책이 금값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것은 달러화 강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BOJ의 통화정책 결과 발표 후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7년래 최고치로 뛰었다. 달러화로 표시, 거래되는 금은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낼 때 하락 압박을 받게 마련이다.
가뜩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를 종료한 한편 내년 중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화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에 BOJ의 부양책이 일종의 불쏘시개가 됐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얘기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3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면서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BOJ의 부양책이 달러화 상승에 더욱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심리적 지지선에 해당하는 온스당 1200달러 선과 4년래 최저치인 1180달러 선이 무너지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금값 향방이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트코의 짐 위코프 애널리스트 역시 “금값이 온스당 1183달러 선에서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가파르게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값이 주요 지지선을 뚫고 내려갈 경우 1000달러 선이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편 지난해 28% 급락한 금값이 올해 곳곳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를 호재로 반등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이 연준의 긴축 여부로 옮겨가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