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경제가 3분기 시장 전문가의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서프라이즈’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유로존 경제의 잿빛 전망을 재차 확인한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 압박이 완화,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지적이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그리스가 0.7% 성장하며 약 6년만에 경기 침체를 탈출하는 등 고무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유로존 경제의 28%를 차지하는 독일 경제가 0.1% 성장, 간신히 경기 후퇴를 모면한 데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먹구름에 덮인 상태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클로스 브러더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낸시 커틴 최고투자책임자는 “유로존 경기 전망이 여전히 전반적으로 어둡다”며 “최근 수개월 사이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가 부진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동통화존 내부적으로 구조적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스를 포함한 이른바 주변국이 기력을 회복하는 데 반해 유로존 성장 엔진인 독일 경제가 하강, 양측의 판도변화가 뚜렷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리스 외에 스페인과 아일랜드도 탄탄한 성장률을 과시했다. 반면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 역시 간신히 침체를 모면한 것은 대조적인 모습이라는 얘기다.
프랑스 경제는 3분기 0.3% 성장했다. 1분기 제자리걸음과 2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비해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유로존 경제에 보탬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F&C의 스티븐 벨 글로벌 매크로 디렉터는 “3분기 성장률 지표가 투자자와 정책자들에게 일정 부분 안도감을 줬다”며 “하지만 고용시장과 세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주요 회원국들 사이에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투자자들에게 호재보다 악재로 해석되는 이유는 또 있다.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한편 ECB의 부양책이 시급하게 단행돼야 하는 이유가 한층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성장률이 ECB의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판단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평가다.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일정 부분 부양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성장률이 ECB의 행보를 재촉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