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 최룡해 조선노동당 비서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17일부터 24일까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한다. 최 비서는 18일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룡해 북한 조선노동당 비서.[사진=뉴시스] |
북한은 최 비서 특사 파견에 앞서 지난달 리수용 외무상을 10일간 러시아에 파견했으며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 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각에선 북핵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각각 외교적 고립에 직면한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분야 상호협력을 통해 현 국면을 돌파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한다.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 뉴스'는 "북한 지도자의 최측근인 최룡해는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려 한다'는 한국 매체들의 분석 속에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스푸트니크 뉴스'는 지난 10일 러시아가 서방 언론의 선전공세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국영 글로벌 뉴스 매체로 웹사이트와 라디어 방송을 통해 30여 개국에 뉴스를 공급한다. '스푸트니크'는 구 소련이 1957년 10월 발사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이름이다.
◆ 러시아 방문으로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부결 총력전?
최 비서의 방러는 특히 오는 18일(현지시각)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유엔 제3위원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 인권결의안은 2005년 이후 매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됐으나 올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48개국이 마련한 결의안에는 ICC 회부와 책임자 제재 등이 포함됐다. 북한은 이번 결의안 채택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유엔 총회에 15년 만에 처음으로 외무상을 보냈으며 최근에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방북을 초청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제3위원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유엔 총회에서도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울러 최 비서의 방러 기간 중 김정은 제1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나 지금까지 북한 집권자의 첫 정상회담 상대가 중국이었음을 고려할 때 현재 북중관계가 다소 냉각기에 접었들어다고는 해도 북러정상회담을 먼저 실시할지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북한 권력서열 2위 자리를 되찾은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비서는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난 바 있다.
최 비서는 지난달 4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대남 비서)과 함께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 9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오찬에 참석한 북한 최룡해 조선노동당 비서(사진 오른쪽)와 황병서 총정치국장(가운데), 김양건 노동당 통일선전부장.[사진=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