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17일 역사적인 후강퉁(중국·홍콩증시 교차 매매) 개시에 따라 글로벌 증시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첫 거래일을 소폭 약세로 마친 상하이와 홍콩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 윌버 로스 "中시장 관심…재평가 돼야"
억만장자 투자가 윌버로스는 17일(현지시각) CNBC 방송에 출연 중국 시장에 대해 재평가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스는 "현재 뉴욕 주식시장은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는 상황이어서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그 대안으로서 후강퉁 조치로 인해 향후 중국 증시에 관심을 두고 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증시는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의해 타격을 입었다"며 "하지만 후강퉁 조치와 연계된 세제 보완 조치 등으로 다시 주목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로스는 "중국 경제는 지난 10년간 가장 잘 관리돼왔다"며 "위안화 절하를 하지 않고도 수많은 위기를 버텨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투자와 수출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그다지 놀랍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주요 펀드들, 中증시 지분확대
조나선 파인스 헤르메스 아시아 주식 펀드매니저는 최근 몇달동안 시장 개방을 예상하고 자신이 관리하는 아시아 시장(일본제외) 펀드에서 중국증시 투자비중을 8%대까지 확대했다고 말했다.
파인스 매니저는 "지난해까지도 중국 A증시의 외국인 보유지분은 1.3%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중국 A증시가 상승하면서 홍콩 H증시 간의 주가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안시 코르테시 스위스앤글로벌 자산관리 중국담당은 후강퉁의 실시로 발빠른 투자자들에게는 아비트라지(무위험수익) 투자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 증시 대형주들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상하이 증시에서는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 돼 있는 상황"며 "이같은 주가 격차는 신속하게 줄어들 것"이라 지적했다.
코르테시 담당은 홍콩 증시에 교차상장되지 않은 SAIC 자동차와 테슬리 제약, 주류업체 궈주무타이 등의 종목들을 관심주로 꼽았다.
◆ "투자자들, 각종 불확실성 대비해야"
다리우스 맥더모트 첼시금융서비스 이사는 당일 매수매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는 점 등 홍콩 시장과 다른 중국 A증시의 차별화된 규제 환경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더모트 이사는 "개인 투자자들은 모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나 불확실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시장 규제나 세금 규정 등이 홍콩 시장에 비해 더 엄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니테시 샤 ETF증권 리서치 분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닫힌 시장이었지만 이번 후강퉁을 계기로 접근이 상당부분 확대됐다"며 "중국 국내기업 주식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인해 A주 시장이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