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자금이 미국 자산시장에 홍수를 이루고 있다. 성장에 갈증을 느낀 유럽 기업과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과 기업 지분을 사들이고 나선 결과다.
올들어 유럽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달한 한편 주식시장의 ‘사자’도 공격적인 기세다.
18일(현지시각)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10월 말까지 유럽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 규모가 788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불어난 것도 유럽 기업의 투자 활기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기업이 유럽 자금의 타깃으로 부상한 것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경제 성장 전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미국 기업이 지닌 비용 경쟁력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유럽 대형 기업들이 대규모 현금 자산을 보유한 데다 레버리지 비율이 낮은 만큼 투자 행보에 당분간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시장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입 매수 형태의 M&A 증가를 예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ECB의 통화완화 정책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은행 여신 금리가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주요국 가운데 특히 독일의 미국 기업 인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9월 말 기준 독일의 미국 기업 인수 규모는 700억달러로 집계, 지난해 총액인 약 30억달러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유럽에서 뉴욕증시로 순유입된 자금이 162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대해 PFS 그룹의 크리스 푸플라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자금의 미국 증시 유입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유럽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미국에 커다란 투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금 흐름을 감안할 때 뉴욕증시의 정점이 요원해 보인다”며 “여기에 순매도 포지션이 대규모로 누적됐고, 숏커버링이 나올 경우 주가가 오히려 강한 랠리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