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순자산국이 됐다. 해외에 투자하거나 빌려준 것이 외국이 우리나라에 투자하거나 빌려준 것보다 많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대외건전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은이 20일 발표한 ‘2014년 9월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8월 말 현재 대외투자 잔액은 1조515억달러, 외국인 투자는 1조288억달러로 순국제투자 잔액(Net IIP)은 227억달러로 집계됐다.
<자료=한국은행> |
우리나라의 순국제투자 잔액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순국제투자 잔액은 2007년 9월 말 -2149억달러까지 내려 갔었다.
대외투자 잔액은 6월에 비해 102억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의 대미 달러화 환율절하와 같은 비거래요인으로는 155억달러가 감소했지만 매매, 차입 등 실제 경제적 거래를 의미하는 거래요인에서 257억달러 증가했다.
외국인 투자 잔액은 같은 기간 231억달러 감소했다. 주로 원화가치가 절하된 영향이 컸다. 직접투자는 1811억→1778억달러, 증권투자는 6472억→6270억달러로 각각 34억달러, 201억달러 줄었다.
한은은 일단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상현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금융위기 이후로 각국의 경제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는데 우리나라가 순국제투자 -2000억달러 이상에서 7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순자산국이 된 것은 경상수지 흑자가 주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31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상반기 흑자폭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제적으로 순자산국을 보면 2013년 말 기준 일본이 3조865억달러로 순자산이 가장 많고 이어 중국(1조9716억달러), 독일(1조2605억달러) 순이다. 순국제투자가 마이너스인 나라들은 미국, 스페인, 브라질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은 6540억, 대외채무는 429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 잔액은 2249억달러로 193억달러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단기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4.6%로 6월 말보다 1.4%포인트 하락했고 총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비중도 29.4%로 0.4%포인트 떨어졌다.
장기외채는 3030억달러로 원화절하에 따른 외국인의 국내채권 투자 감소와 우리나라 기업이나 은행이 발행한 해외발행 채권 상환으로 74억달러 줄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외화 자금시장 및 외국인 채권투자 등 외채 관련 동향을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