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조치를 취함에 따라 경제회복에 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저녁 인민은행은 공식 사이트를 통해 22일부터 1년 만기 대출금리를 종전보다 0.4%p 떨어진 5.6%로, 1년 만기 예금금리는 0.25%p 떨어진 2.75%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리 시장화 개혁에 부합해 금융기관의 예금금리 적용 변동폭을 예금금리의 1.1배에서 1.2배로 높였다.
중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12년 7월 이후 28개월 만으로, 그간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다.
인민은행의 갑작스러운 금리 인하조치는 거시경제 지표들이 부진한 가운데 급격한 경제 성장 둔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와 투자 촉진도 이번 금리 인하조치의 주요 배경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의 지난 10월 산업생산은 지난 해 동기대비 7.7% 증가하는데 그쳐 전월(8.0%)보다 0.3%p 하락했고, 10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11.5%로 전월보다 0.1%p 낮아졌다. 11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 역시 50.0으로,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경제지표들이 부진하자 올 경제성장률 목표(7.5%)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실제로 올 1-3분기 전체 경제성장률은 7.4%에 머물렀고, 3분기에도 성장률도 7.3%에 머물면서 큰 호재가 없는 이상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남경감사학원(南京審計學院) 금융학원의 왕쭈제(汪祖杰) 교수는 이번 금리 인하에는 3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통화 공급량이 감소하고 은행의 신규 대출 또한 감소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둘째, 중소기업과 영세기업의 융자난을 해소하고 높은 자금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한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금리 인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금리 인하를 통해 주식시장을 자극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 역시 경기하락과 영세기업의 융자난을 금리 인하 이유로 들었다.
마쥔(馬駿) 인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 경제가 일정한 하향 압력에 직면해 있고, 영세기업은 상당한 융자난과 높은 융자비용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와 함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하락하는 등 실질 금리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마쥔은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가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기하락 압력에 직면해 있지만 취업상황이 양호하고 구조조정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부양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마쥔은 그러면서 "물가상승폭 둔화로 실질 금리 상승 압력이 크기 때문에 명목금리를 적당히 낮추는 것은 통화 안정에도 유리하다"며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이번 금리 인하는 통화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조치"라고 말했다.
◆ 주식 및 부동산 시장 호재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 조치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학자 텅타이(滕泰)는 "자본시장은 금리인하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중국 주식시장이 장기간의 활황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민대학 중양(重陽)금융연구소 연구원 쑨창칭(孫昌卿) 또한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 거래) 실시와 최대 2만 위안으로 제한되었던 홍콩의 위안화 환전 쿼터가 폐지된 것에 더해져 이번 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 부양 효과를 낼 것"이라며 "특히 은행주와 증권주가 폭등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미국 증시가 급등했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각각 0.51%, 0.52%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침체기에 있던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씽예(興業)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정웨이(魯政委)는 "금리 인하로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특히 대출기준금리의 적용을 받는 영세기업과 삼농(三農, 농민•농업•농촌), 부동산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턴센트재경(騰訊財經) 역시 광파(廣發)부동산시장연구팀을 인용해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의 중대 호재였다"며 "부동산 판매 면적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옴과 동시에 부동산 관련 주식 종목도 분명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앞서 인민은행은 새로운 통화조절 수단인 MLF(중기 유동성 지원창구)를 통해 9월과 10월 각각 5000억 위안과 2695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한바 있으나 시장에서는 MLF 등이 경기부양 효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나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21일 저녁 금리 인하가 전격 단행되자 이번에는 지급준비율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궈타이쥔안(國泰君安)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차이이(林采宜)는 "제조업의 하향 압력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머지 않은 미래에 지급준비율도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둥팡증권(東方證券) 역시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작일 뿐 지급준비율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