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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삼성 빅뱅] 돌아온 김승연 회장, '100년 한화' 승부수

기사등록 : 2014-11-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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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봉사 마치고 2조원 투자 배팅..화학ㆍ방산에 미래 걸어

한화그룹은 26일 삼성그룹의 방위산업 및 석유화학 계열사를 1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9일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빈소에 방문한 김승연 한화 회장의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뉴스핌=강필성 기자] “멈췄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화그룹의 삼성그룹 방산ㆍ석유화학 계열사 인수를 바라보는 재계 관계자의 평가다. 기나긴 재판과 사법처리, 건강악화 등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승연 회장이 돌아오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한화의 대규모 투자가 재개됐다는 관측이다.

김 회장은 1981년 취임 이후 한양화학ㆍ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케미칼), 한양유통(한화갤러리아), 대한생명(한화생명)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재계 10위의 한화제국을 완성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진그룹을 제치고 재계 9위로 한 단계 뛰어 오르게 된다. 
 
2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 등은 이사회를 통해 1조9000억원에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지난 2012년 태양광 관련 업체 큐셀을 인수한지 약 2년 만이다.

사실 한화그룹은 최근까지 이렇다 할 투자 계획을 짜지 못했다. 김 회장이 2012년 8월 1심 판결에서 배임혐의 관련 징역 4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주요 의사결정이 멈췄기 때문이다. 최초 한화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과정을 포함하면 올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만 3년 반이 넘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수년간 오너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면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사실상 중단됐다”며 “오너의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비상경영위원회가 출범했지만 공격적인 투자와 중요 의사결정은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 한화그룹이 김 회장의 재판 종료 후 첫 카드로 삼성그룹 계열사 인수에 나선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동안 김 회장은 재계에서 ‘승부사’로 통할만큼 주요 M&A를 성사시키며 한화그룹의 성장의 축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한국화약에서 시작한 한화그룹이 금융, 석유화학, 유통 등의 초대형 그룹으로 성장한 배경도 김 회장의 M&A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1982년에는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해 휘청이는 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케미칼)을 인수해 석유화학의 기초를 다지는 한편 2002년에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해 본격적인 금융의 기반을 잡았다. 대한생명의 인수는 한화그룹 역사에서 가장 큰 획을 그은 일화로 꼽히기도 한다. 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의 매출은 현재 한화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밖에 1985년 정아그룹 명성콘도(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1986년·2000년 각각 한화유통·동양백화점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유통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현재 한화갤러리아·한화타임월드는 국내 5대 백화점 및 면세점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2012년 독일의 큐셀(현 한화큐셀)을 인수하면서 한화그룹이 글로벌 업계 3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M&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반대가 적지 않았지만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과감한 M&A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한화그룹의 삼성그룹 방산·석유화학 인수를 보는 시각에 김 회장의 M&A 행보를 겹쳐보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M&A를 기점으로 김 회장의 경영복귀가 진행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 회장이 법원에서 부과한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모두 이행한 날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김 회장은 건강 악화 및 유죄판결이 확정으로 인해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상태.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이번 인수와 함께 대대적인 조작 정비, 미래사업 발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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