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국제유가가 4년여만에 최저가인 60달러대(WTI 기준)로 떨어졌음에도 국내 경제가 큰 호재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로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이어서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하락이 더 가팔라지게 하는 요인이 되는 점도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27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하락에도 원유 생산량(하루 3000만 배럴)을 줄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유가가 4년여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4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가뜩이나 저물가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경제에 디플레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
앞으로 유가는 수급불일치가 이어지면서 계속 하락할 전망이다. 셰일오일을 앞세운 미국이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며 과잉공급을 유도하고 있고 수요에서는 신흥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유가 하락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다. 전량 원유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산업구조상 비용감소 효과가 크기 때문.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하락시 국내총생산(GDP)은 0.2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중후반 우리 경제는 저금리, 저달러, 저유가 등 3저 현상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다. 수출은 2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GDP도 86년부터 3년 동안 연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단군 이래의 최대 호황'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또 적자기조에 있던 경상수지는 1986년 46억 2000만 달러의 흑자로 사상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경제의 상황이 바뀌었다는 게 문제다. 성장의 시대를 끝내고 디플레이션 시대로 진입중이라는 점이다. 24개월째 1%대 저물가에 머물면서 디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하락은 디플레 압력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6% 감소하는 것으로 나온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기대비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데 소비자물가의 계절성도 상쇄할 만큼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며 "최근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며 과거 90년대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시각이 일고 있고 유가 하락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는 1%대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기대비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데 소비자물가의 계절성도 상쇄할 만큼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며 "최근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지며 과거 90년대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시각이 일고 있고 유가 하락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는 1%대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복합적이라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국제유가보다는 향후 세계경제가 얼마나 좋아지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