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올해 마지막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이슈가 되고 있는 대규모 국채매입 계획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이어지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나올 가이던스(선제 안내)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 [출처: AP/뉴시스] |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0.3%까지 낮아진 상황에서 지난달 드라기 총재가 "지체 없이" 인플레션을 목표치로 올려놔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한 때 시장에서는 ECB가 조만간 대규모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지난주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가 내년 1분기까지는 현 정책들의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정책 관계자들의 입장이라며 추가완화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FT는 드라기의 발언도 중요하지만 콘스탄치오 부총재의 발언은 ECB가 내년까지는 회사채나 국채 매입과 같은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꺼려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이코노미스트 리처드 바웰은 이번 회의가 (대규모 국채매입 발표와 같은) 메인 이벤트에 앞선 드레스 리허설 정도의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ECB 위원들과 드라기 총재가 이번 회의서 완화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은 다음 번 더욱 강력한 조치를 내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FT는 위원들 간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이견이 아직까지 뚜렷해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서 채권매입과 관련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HSBC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리서치대표 버트 로렌코는 최근 관계자 연설이나 코멘트를 분석해 보면 ECB위원 중 6명은 대규모 국채매입에 찬성을, 6명은 반대하는 입장이며 나머지 8명은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RBS 바웰은 대규모 국채매입안이 ECB 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는 않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 정책이 실시될 수 있을지, 또 언제 어떻게 다수의 지지를 받게 될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