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회원국의 국채 수익률이 한계 수위를 넘은 하락을 연출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및 침체 리스크에도 이탈리아 국채가 연초 이후 S&P500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창출한 상황.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빚은 결과로, 실제 양적완화(QE)가 시행되기 앞서 국채시장의 과열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출처:AP/뉴시스] |
이에 따라 올들어 이탈리아 국채는 15%의 수익률을 창출, 연이어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뉴욕증시보다 높은 성적을 세웠다.
ECB가 커버드본드와 자산담보부증권(ABS)를 중심으로 자산 매입에 나선 데 이어 국채 매입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꼬리를 물면서 회원국 국채시장으로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핌코에 이어 UBS도 ECB의 국채 매입을 확실시하는 전망을 제시했다. 내년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이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고, 이는 ECB의 국채 매입을 재촉할 것이라고 UBS는 내다봤다.
유니크레디트의 루카 카줄라니 채권 전략가는 “유로존 회원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은 ECB가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식 QE 시행 가능성에 투자자들은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2%를 하회, 1.804%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독일 10년물도 지난 1월 0.6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0.70% 선을 회복한 상황이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11월 0.3%로 하락, 디플레이션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은 4분기 유로존 경제가 0.1% 성장해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할 것으로 예상한 한편 민간 수요가 강한 성장을 보이지 않을 경우 내년 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ECB의 올해 마지막 정책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할 여지가 낮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 및 추가 부양책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일이 관건이다.
RBS의 리처드 바웰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모두 발언이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라며 “여기서 QE 시행의 단서를 얻을 것인지 여부가 이번 회의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앞서 드라기 총재는 2016년까지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1.4%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경우 QE 시행에 나서야 할 이유를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