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대한항공측이 "KE086편 사무장(최고 선임 승무원)의 하기(下機:항공기에서 내리는 것)는 공식적으로 기장 명령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이에 대해 반박하면서 조현아 부사장 월권논란이 진실공방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
8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한 관계자(기장)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사무장이 기장 명령에 따라 하기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항공기 기장은 캐비넷 문제가 있었고 승무원이 한명 하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만 얘기를 들었지, (기장이) 하기를 결정하고 말고 할 그럴 시간과 상황이 되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조현아 부사장이 해당 사무장의 하기를 요구했으며, 공식 절차에 따라 기장의 명령 하에 사무장이 내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종사 노조측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앞선 노조 관계자는 "기장과 사무장이 무슨 관계가 있어서 사무장에게 '내리라'고 할 수 있겠냐"면서 "문제가 있었으면 그 전에 조치를 취하든가 할 수 있겠지만, 비행이 시작됐는데 기장이 무슨 베짱으로 사무장에게 내리다고 비행기를 세울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회사측은 "절차 상 탑승 게이트로 돌아와 탑승교를 재연결하기 위해선 기장이 공항 관제부와 교신해 사유를 밝히고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며 "조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구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식적으로는 기장의 지시에 따라 내리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조종사 노조측은 "비행기가 승객을 탑승시킨 후에 한참 이륙을 진행하다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상 기장의 통제권을 얘기할 만한 그런 사항은 아니다"면서 "게이트인에서 항공기 문을 열고 난 후 발생한 이런 경우에 대해선 회사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사측과 조종사 노조측 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사실관계를 포함해 사건 전반에 대해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노조 본사지부 관계자는 "지금 사실관계를 정확히 모르겠고 파악중에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사안에 따라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조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행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승무원이 매뉴얼대로 서비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자인 사무장을 내리게 해 월권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항공법과 항공보안법 관련 조 부사장과 함께 해당 항공기 기장에 대해서도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