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한화그룹과 삼성그룹 간 빅딜에 삼성 매각사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향후 협상 과정의 변수가 될 조짐이다. 특히, 위로금이 발생할 경우 최종 매각가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0일 삼성토탈에 따르면 회사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충남 서산시에서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진행한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오늘 노조가 출범한다"며 "출범한다는 것 외 향후 활동 계획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토탈 대산공장 직원들은 한화로의 매각에 반발, 노조 설립을 추진해 왔다.
삼성테크윈 직원들도 지난 1일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매각 저지 비대위'를 발족하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경기도 판교사업장과 함께 범비대위를 출범하고 노조 설립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 매각사 직원들의 반발이 보다 구체화되면서 이제 시장은 이를 달래기 위한 삼성의 제스처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제스처는 위로금 지급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삼성이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위로금을 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미국 코닝사에 전량 매각할 당시 직원 1인당 6000만원(또는 4000만원+α)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이번에 한화에 매각되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그리고 삼성토탈 등의 임직원은 8200여 명이다. 삼성테크윈 임직원이 4700여 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탈레스 1800여 명, 삼성종합화학 350여 명, 삼성토탈 1400여 명 등이다.
1인당 5000만원씩만 지급한다 해도 총 위로금은 4100억원 가량으로, 매각가의 5분의 1 수준이 된다. 위로금이 매각사 자산으로 지급될 것을 고려하면, 한화 측에서는 당연히 그만큼의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직원들의 매각 반대 움직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삼성에서 잘 해결할 것으로 본다"라고 답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언뜻 듣기에, 삼성이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협상과정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다"면서 "매각사 자산으로 위로금을 지급한다면 나중에 인수가를 깎을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위로금을 지급한다면, 매각사 자산으로 줘야 할 것"이라며 "어쨌든 최종적으로는 파는 쪽, 즉 삼성이 부담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위로금을 먼저 주고 매각가를 그만큼 깎을 수도 있고, 매각대금을 온전히 납부한 뒤 받은 쪽에서 그 일부를 매각사에 주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며 "과거 CJ투자증권 매각 시에는 매각대금을 받아 그 일부를 다시 CJ투자증권에 줘서 그것을 위로금 지급 등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 산정 과정이 그리 간단하진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한 M&A 전문 변호사는 "계약의 구조를 알아야 하는데, 이번 건이 위로금만큼 값을 깎는 단순한 구조로 돼 있을지 아니면 좀 더 복잡할지 모르겠다"며 "계약금액에서 위로금 얼마를 뺀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돼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급여 차이도 많이 나는 것 등을 감안하면 제법 복잡한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