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삼성그룹이 한화그룹과 초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목적은 양 그룹의 사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앞서 삼성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화에 1조9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과 한화는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M&A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삼성 입장에서 이번 매각 결정은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는 분석이라는 게 외국 투자전문가들의 평가다. 그 이유로 화학과 방산 사업부문은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성과가 부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클 나 노무라증권 전략가는 "삼성은 화학 부문의 성과가 뛰어나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며 "(삼성같은) 대기업이 모든 사업 분야에서 확장을 해 나가는 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은 (단순히) 그룹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력이 낮은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방산분야와 석유화학 경쟁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화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국내 방위사업 분야에서 매출액 기준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다만 FT는 삼성이 M&A를 포함한 경영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성이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주주이익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삼성의 현금 보유 규모가 6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FT는 "삼성은 올 들어 스마트폰 사업 전망이 악화되면서 주가가 16% 하락했다"며 "주가 하락으로 절세 효과를 얻은 후,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