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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미생'이 되살린 요르단의 한국 중고車

기사등록 : 2014-12-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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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중고차 시장 60% 점유...'아반떼MD' 가장 인기
[암만(요르단)=뉴스핌 곽도흔 기자] "전에 내가 타던 차가 요르단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현지가이드의 말 한마디에 버스 유리창에 바짝 붙어 지나다니는 차들을 유심히봤다. 정말로 국내에서는 단종돼 보기 힘든 현대자동차의 소형차 '엑셀'까지 지나갔다.
 
지난달 30일 한국전력공사의 요르단 암만 발전소 취재차 찾은 요르단 암만에서는 공항에서부터 시내까지 어디에서든 우리나라의 중고차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가 몸담고 있는 회사 원인터내셔널은 요르단 중고차 시장 진출에 성공한다. 
극중에서 원인터내셔널은 2011년 7월 요르단에 국산 중고차와 관련 부품을 엮어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 건이 장그래의 활약으로 유령회사로 인한 사기로 밝혀지고 어려움을 뚫고 다시 수출을 성공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요르단 자르카 중고차시장에 국산 중고차들이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코트라 요르단 암만무역관 제공)
현지가이드에 따르면 미생 촬영팀이 요르단에서 촬영하고 간 후 드라마에 언제 나오는지 현지인들이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생은 만화를 극화한 것이지만 실제로 요르단 서부, 수도 암만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40분이 걸리는 도시 자르카에는 수많은 중고차 시장이 형성돼 있고 그곳에 우리의 중고차들이 가득했다.

축구장만한 면적의 한 중고차 시장에 가보니 이제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기아차 세라토, 현대차 베르나·구형 아반떼, 대우차 씨에로 등이 깨끗하게 단장하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압둘하디(58)씨는 "한국산 중고차가 워낙 많이 팔렸기 때문에 도시든 시골이든 어디를 가더라도 쉽고 고칠 수 있고 현대차를 아는 정비사도 많다는 점도 경쟁력"이라며 "최근 들어서 디자인도 많이 좋아져 새 차를 사더라도 현대차를 갈아타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국산차는 요르단 중고차 시장에서 6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다. 요르단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중고차는 현대차 '아반떼MD'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2억3842만 달러(한화 약 2627억원) 어치가 요르단에 수출됐다. 올해도 10월까지 1억4755만 달러(한화 약 1625억원) 어치가 나갔다.

요르단에서 국산 중고차가 인기 있는 이유는 일본차에 비해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성능과 연비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차는 오토미션에 풀옵션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요르단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후문이다. 

현지 관계자는 "요르단은 보통 가족구성원이 6명 정도인데 차는 2대를 보유한다"며 "경제력에 비해 차량 보유가 많은 것은 문화적인 배경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서 대다수가 자가용을 이용하는 환경도 중고차 판매에 유리하는 분석이다.

조은호 코트라 요르단 암만무역관장은 "요르단에서 약 300명이 중고차 시장에 종사하는데 10대만 팔아도 1년을 먹고 살 정도"라고 말했다.
 
요르단 중고차 딜러들은 인천까지 와서 차를 사간다. 최근에는 중고차 시장 인기에 힘입어 신차 시장에서도 국산차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프리카·중동시장에서 연간 신차를 30만대 정도를 판매하는데 이는 중국, 미국, 유럽 다음으로 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판매는 현지 딜러들을 통해 이뤄지며 판매방식, 전시장, A/S 등을 현대차에서 직접 교육하고 있다.
 
요르단에서 이틀을 보내면서 떠나기 전까지 내가 타다가 중고로 판매한 차가 혹시 여기와 있을까 궁금해 찾아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찾지는 못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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