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램프리턴, 이른바 '땅콩리턴' 사건 후폭풍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파장이 확산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본부 총괄부사장 보직에 이어 부사장직도 내려놨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은 12일 국토교통부 조사에 앞서 3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포함 한진그룹의 모든 공식 직책에서 사퇴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땅콩회항' 사건 후폭풍이 이달 예정된 한진그룹 정기인사에도 상당한 파급력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12일 대한항공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태의 책임을 지고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대한항공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날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이 대한항공 주요 보직 뿐 아니라 부사장 직에서 물러나면서 연말 인사에선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본부 총괄부사장 보직에 대한 후임 인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이 3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까지 물러날 경우 인사 범위는 더욱 확대된다.
(왼쪽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 장남 조원태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무 |
동시에 이번 '땅콩회항' 사건은 조 전 부사장 뿐 아니라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경영전략 및 영업부문)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조 부사장과 조 전무의 과거 부적절한 언행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회자되며 비난여론을 부채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한진그룹 인사를 앞두고 업계의 관심은 조원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의 사장 승진 여부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조 회장이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땅콩리턴) 사건이 터지기 전 사장 승진 건도 관심사였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일말의 가능성조차 없어진 것 아니겠느냐"며 "오너일가 자녀를 승진시킬 경우 비판여론을 어떻게 감당하겠냐"고 전했다.
조원태 부사장은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고, 조현민 전무는 진에어 본부장(전무)과 정석기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조 부사장과 조 전무는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각각 한진칼 대표이사와 전무로 승진했다.
특히 조 부사장의 경우 지난 2012년 정기인사에서 전무→부사장으로 승진하고, 2013년에는 한진칼 대표이사를 맡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일각에선 이번 인사에도 사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대한항공 내부 분위기 역시 녹록치 않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경영진 과실부터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공식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대한항공 일반 직원과 승무원이 소속된 대한항공 노동조합 또한 조 전 부사장에게 "직원들에게 정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사장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아울러 대한항공 홍보라인 역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의 연말 정기인사가 한동안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돌출변수와 함께 오너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도 좀 더 시간을 두고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의 한 홍보실 관계자는 "회사 실적 문제라면 회사 쇄신 차원에서 인사를 빨리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사건은 오너리스크에 대한 문제"라며 "오너부분의 리스크의 경우 인사가 대체로 늦춰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든 임원 인사의 최종 결정은 오너가 하는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 오너가 인사에 신경을 쓸 겨를이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