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11일(현지시가) 5년여만에 배럴당 60달러 선을 깨고 급락한 데 이어 12일 장중 3% 이상 추가 하락하고 있다.
유가가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연출하고 있지만 바닥에 가까웠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기 시작해 주목된다. 실제로 트레이더들 사이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상승 베팅이 이뤄져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원유 생산 현장[출처:AP/뉴시스] |
런던에서 브렌트유 1월 인도분 역시 2.7% 하락, 배럴당 62.27달러까지 밀리며 5년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낮춰 잡으면서 강한 하락 압박을 가했다.
이날 IEA는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90만배럴로 제시, 기존의 예상치에서 23만배럴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셰일 가스 붐에 따른 공급 확대와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이 맞물리면서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 흐름 역시 유가에 악재라는 지적이다.
민간 연구소 역시 수요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이날 ANZ 리서치는 내년 수요 전망치를 24% 대폭 낮춰 잡았다.
국제 유가를 둘러싸고 잿빛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상승 기대감이 없지 않다.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만 회장은 “에너지 섹터에 투자하기에 지금만큼 적기는 없다”며 “지금이 수년간 보기 어려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증권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유가 상승 베팅도 나왔다. SPDR S&P 원유 및 가스 ETF에 1만4500주에 이르는 ‘사자’가 유입됐다. 옵션 프리미엄은 220만달러로, 옵션 가격이 현재 53달러 선에서 54.50달러 이상 오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국제 유가 급락 속에 ETF는 최근 3개월 사이 40% 동반 하락한 상황이다.
리스크리버설의 댄 나단 트레이더는 “ETF 가격이 62달러까지 어렵지 않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