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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전쟁] 유가폭락에 메가 프로젝트 ‘브레이크’

기사등록 : 2014-12-10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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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코필립스, 엑손 모빌 등 예산 삭감 연이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관련 업계의 메가톤급 프로젝트가 마비될 위기다.

석유 메이저 업체들이 연이어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간 한편 내년 투자 예산을 감축하는 움직임이다.

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코노코필립스를 포함한 주요 업체들이 잇달아 예산 삭감 계획을 밝힌 한편 이미 진행중인 대규모 프로젝트 역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엑손 모빌의 캐나다 오일샌즈 현장[출처:월스트리트저널]
코노코필립스는 내년 자본 투자를 135억달러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투자 규모에 비해 20% 줄어든 수치다.

회사 측은 최근 국제 유가 급락에 따라 원유 및 가스전 탐사 프로젝트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이후 본격화될 예정인 메가톤급 프로젝트의 경우 이미 유가가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영국 BP 컨소시엄이 아제르바이젠에서 280억달러 규모로 2018년 말 착수할 예정인 프로젝트의 경우 국제 유가 손익분기점이 80달러다.

토탈과 엑손이 주축이 된 앙골라의 160억달러 프로젝트 역시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70달러로, 현재 유가가 지속될 경우 2017년으로 예정된 프로젝트 착수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셸이 2017년 캐나다에서 추진할 30억달러 프로젝트와 셰브론 및 엑손, 셸이 내년 호주에서 추진키로 한 54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 역시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65~70달러로 시행 여부가 위태로운 실정이다.

특히 프로젝트의 고착원가 구조로 인해 국제 유가 하락이 관련 업체에 더욱 커다란 고통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유가가 급락하기 이전 석유 대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프로젝트에 뛰어든 데 따라 굴착 장비 업체를 포함해 프로젝트에 동원되는 협력 업체들이 일제히 비용을 높여 잡아 놓은 상황이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이안 파일 애널리스트는 “석유 메이저 업체들이 기존에 계획중인 대어급 프로젝트의 추진 여부를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가까운 시일 안에 반등하지 않을 경우 무산되는 프로젝트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번스타인은 국제 유가가 35% 하락할 경우 관련 업계의 현금흐름이 25%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석유 업체들이 탐사와 생산을 축소할 때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프로젝트 진행 관련 컨설팅 업체의 경우 상이한 의견을 내놓았다. 상황이 악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유가 반등과 수요 회복 가능성을 겨냥, 업체들이 프로젝트를 대부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딜로이트의 존 잉글랜드 부회장은 “석유 업체들이 이익률을 일정 부분 포기하더라도 프로젝트를 전면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석유 프로젝트는 중장기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유가 급락과 수요 위축이 궁극적으로 반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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