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올들어 최대 강추위 속에 18일 주식시장에 상장한 제일모직이 공모가(5만3000원) 두 배인 10만60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되며 여의도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장초반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매매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여타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10만원 안팎의 시초가 수준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제일모직 상장으로 가장 큰 수혜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오너 일가다. 이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가치는 3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 이부진, 이서현 등 3남매의 지분을 합치면 5조5000억원에 달해 오너일가의 지분가치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18일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은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인 10만6000원에 형성되며 시장 기대감에 부응했다. 이 시각 현재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치열한 매도, 매수공방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은 메릴린치와 UBS증권 창구를 통해 매물을 쏟아내는 반면 국내 기관과 개인은 이를 받는 상황이다.
이날 제일모직은 코스피시장 내 시가총액 14위로 입성했다. 오전 10시 현재는 소폭 약세를 보이며 16위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삼성그룹주 중에선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에스디에스, 삼성화재에 이어 다섯 번째에 자리 잡았다.
거래대금 역시 약 1시간 동안 8000억원을 훌쩍 넘으며 당일 시장 내에선 최대치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의 상장 첫날 거래대금은 1조3476억원으로 상장일 기준 기존 거래대금 역대 1위였던 삼성생명(1조1000억원, 2010년 5월12일)을 앞질렀는데 제일모직이 이를 또다시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제일모직 상장의 최대 수혜자인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오너일가의 지분가치에도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시초가인 10만6000원 기준 장남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3조3252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부진(1조1084억원), 이서현(1조1084억원) 순이다. 이들 3남매의 제일모직 지분가치를 합산하면 5조5417억원으로 불어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일본 유학중이던 1996년 12월 삼성 계열사가 실권한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주당 7700원에 사들인 바 있다. 당시 매입금액은 48억3000만원으로 이를 감안하면 18년 만에 700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물론 이후 에버랜드 적정 주식가치는 주당 8만5000원 정도로 추정되며 전환사채 헐값 발행과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이 이어져왔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에 이어 지분 17%를 보유한 KCC도 엄청난 시세차익을 내게 됐다. KCC의 지분가치는 이날 시초가 기준으로 2조2525억원에 달하는 지분가치가 생겼다. 앞서 KCC는 삼성 삼성카드가 금산분리법에 따라 제일모직 보유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내놓은 17%의 지분을 2011년 7739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3년새 300%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한편,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상장한 삼성SDS에 비해 제일모직의 투자매력도가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SDS가 성장가치 측면에서 높게 평가받았다면 제일모직은 자산가치가 매력적인 주식"이라며 "삼성생명 지분(19.3%)에 바이오로직스, 에버랜드의 수백만평 부지 등은 지금으로선 계량적 가치평가가 힘들지만 향후 상당한 메리트가 될 부분"이라고 긍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맨 윗단에 위치한 지주회사라는 점만 놓고봐도 현재로선 이보다 더 좋은 삼성관련 투자처는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재 이익대비 시장의 뜨거운 관심으로 고평가된 밸류에이션이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