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러시아 경제 불안과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서 유럽계 음식료품 업종 및 소비재 유통업종 다국적 기업들의 매출과 순익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류나 담배, 음료, 가구 등을 판매하는 유럽계 다국적 기업들은 최근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아예 판매 자체를 중단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 코카콜라·칼스버그 실적 30% 타격 예상
세계 2위의 코카콜라 보틀링(용기주입) 업체인 코카콜라헬레닉과 덴마크계 주류업체인 칼스버그는 러시아 시장 판매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칼스버그는 당장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유로화 대비 루블화 가격이 폭락하면서 실적이 약 30%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인해 유로화 환산매출도 줄어들고 있지만 판매량도 저조한 모습이다.
프랑스의 음식료업체인 다농은 러시아의 최대 유제품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농의 전체 매출 가운데 러시아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1% 수준이다. 다농 측은 러시아 영업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루블화 하락에 대한 타격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 애플·이케아 온라인 판매 중단
애플과 이케아 등 소매업체들은 루블화 가치 하락에서 마진을 방어하기 위해 제품가격을 올리거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케아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가구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몰리자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가 지난 주말부터 개개했다.
애플도 최근 루블 폭락에 따라 러시아에서의 아이폰 온라인 판매를 중단한 뒤 아직 재개하지 않고 있다.
영국 패션유통업체 뉴룩은 최근 러시아 현지의 20개 매장을 폐쇄하고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마크앤스펜서와 에이소스, 마더케어 등의 업체들 역시 러시아 시장에서의 루블화 변동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명품 브랜드들도 러시아 구매력 저하에 따라 가격인상과 비용절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루카 솔카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전체 명품시장의 4%를 차지하는 러시아 시장이 올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 관광객들의 해외 부문 지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 럭셔리·담배업종 타격 적잖을 듯
담배제조업체들도 루블화 하락에 따라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담배 소비시장으로 재팬토바코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의 매출 비중은 두자릿수 대를 넘는다.
크리스 위컴 오리얼 증권 담배업종 애널리스트는 "급락한 루블화 가치가 담배제조업체들의 매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디 조지 캔터피츠제랄드 소매유통업종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시장은 과거 수많은 기업들이 진출하고 싶어했으나 현재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며 "루블 급락에 따른 문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지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소매판매업종 기업들이 경제상황 불안 등으로 사업계획을 유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