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국내 상장 건설사들의 배당금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건설업황 부진이 장기간 지속돼 현금여력이 부족한데다 향후 경영 불확실성이 큰 점도 배당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23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위 건설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올해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 1주당 550원을 배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연간 순이익의 등락에 상관없이 최근 6년간 같은 금액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 4100억원을 기록한 지난 2012년엔 보통주·우선주에 각각 현금 500원, 55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지난해엔 당기순이익이 1400억원으로 줄었지만 주당 배당액은 전년도와 같았다. 연간 현금배당 총액은 760억원 규모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현금 배당금과 총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확한 내용은 내년 초 주주총회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최근 3년간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 1주당 550원을 배당했다. 지난 2010년 보통주·우선주 1주당 각각 700원, 750원을 배당한 이후 배당액이 줄었다. 연간 현금배당 총액은 557억원. 올해도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배당 규모가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은 지난해 배당 규모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순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들어 1~3분기까지 2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에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지난해 연간 순이익(987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500원을 배당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1658억원을 기록했으며 보통주 1주당 100원, 우선주 1주당 150원을 배당했다. 올해(1~3분기)는 771억원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지난해와 같이 배당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지분의 절반 이상을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7400억원)을 정상화 시켜야 하는 게 더 시급한 상황이다. GS건설도 지난해 기록한 순손실(9200억원)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실적회복 지체와 최대주주 변경 등으로 최근 6~7년 현금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며 “최종 결정은 내년 주총에서 확정되겠지만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배당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 IR 담당자는 “건설사 주식이 대부분 1년새 20~30% 하락하다 보니 주주들이 배당 요구보단 주가 부양에 더 관심이 높다”며 “업황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올해 배당 규모가 지난해보다 소폭 줄거나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배당을 받으려면 오는 26일까지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